한경연,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추이 분석
비자발적 증가 속도, 임금근로자 추월
10년간 22.7만명 늘어…지난해 102만명
비자발적 시간제 비중 43.1%…OECD 7위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 등을 택한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는 10명 중 6명이 당장 생활비가 급한 ‘생계형’이었다.
지난 10년간 생계형 시간제근로자가 가장 빠르게 늘어난 연령층은 15∼29세의 청년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1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는 102만명으로, 10년 전인 2012년(79만3000명)보다 22만7000명 증가했다.
 | |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모습. 연합뉴스 |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연평균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50대 이상과 청년층이었다.
50대 이상은 2012년 28만7000명에서 지난해 47만명으로 연평균 5.0%씩 늘었다.
청년층은 22만7000명에서 29만명으로 연평균 2.5%씩 증가했다.
이는 전체 임금근로자 연평균 증가율(1.4%)보다 1.8배 높은 수치다.
한경연은 “청년층은 얼어붙은 채용시장으로 인해, 고령층은 휴·폐업, 권고사직 등의 영향으로 어쩔 수 없이 시간제근로를 택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은 17.5%로, 전연령 평균인 9.1%를 크게 상회했다.
지난달 고령층(55∼64세)이 가장 오래 근무한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30.9%가 사업부진 및 휴·폐업을, 10.9%가 권고사직·명예퇴직·정리해고를 꼽았다.
지난해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60.8%는 생활비 등 당장 수입이 필요해 일자리를 구한 생계형이었다.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없어서(17.2%), 육아·가사 등 병행 위해(5.5%), 전공·경력에 맞는 일거리가 없어서(3.4%) 등도 ‘내몰린 알바’에 뛰어들게 된 이유로 꼽혔다.
 | | 2012~2022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추이 |
 | | 2012∼2022년 연령대별 생계형 시간제근로자 연평균 증가율 |
특히 원하는 분야의 일자리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 9.4%에서 지난해 17.2%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청년층의 구직기간이 장기화하면서 시간제 일자리를 통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다.
지난 10년간 생계형 시간제근로자 추이를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청년층이 2012년 7만1000명에서 지난해 13만4000명으로 연평균 6.6%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뒤이어 50대 이상이 23만4000명에서 36만1000명으로 연평균 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해도 한국의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비중은 높은 편이었다.
2021년 기준 전체 시간제근로자 중 비자발적 근로자의 비중은 한국이 43.1%로, 조사대상 OECD 30개국 중 7위를 차지했다.
43.1%는 OECD 30개국 평균(29.1%)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 | 2021년 전체 시간제근로자 중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비중 국제 비교 |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 10년간 비자발적 시간제근로자 증가세가 임금근로자보다 더 가팔랐다는 것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규제개혁을 통한 민간 활력 제고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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