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대기업의 인수·합병(M&A) 건수가 지난해 대비 절반 이하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정세 불안에 고금리 등 경기 불확실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해 500대 기업(매출 기준) 중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56곳(연결종속회사의 지분 인수로 인한 경우 포함)을 대상으로 M&A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M&A 건수는 총 6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58건) 대비 62% 줄어든 수치다.
2021년(166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 추세다.
올해 M&A 투자 금액도 지난해(17조4억원)보다 12.1% 줄어든 14조9480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1조원 이상의 대형 M&A 건수는 지난해 3건에서 올해 5건으로 늘었다.
올해 이뤄진 M&A 중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건은 지난 3월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로, 규모가 2조5377억원이었다.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 계열사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인수건에는 2조원이 투자됐다.
체외진단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에 1조8775억원을, 미래로 인수에 116억원을 각각 투자해 총 1조8891억원을 M&A에 투입했다.

IT 기업들의 M&A도 활발히 이뤄졌다.
네이버는 '미국판 당근마켓'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중고거래 업체 포쉬마크를 1조7495억원에 인수했고,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1조3601억원을 투입했다.
LG화학은 미국 항암제 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 인수에 7011억원,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현 LX글라스) 인수에 5904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SK는 자회사 SKC가 인수한 반도체 후공정 업체 ISC에 5225억원, 미국 바이오기업 CBM에 4160억원, 미국 탄소포집기업 8리버스에 3737억원을 각각 사용해 인수했다.

올해 M&A 건수가 가장 많은 기업은 카카오로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해 총 6건의 M&A를 진행했으며, 투입된 자금은 총 1조4100억원이다.
이어 SK, 에스디바이오센서, 한화생명·아이에스동서가 각 2건으로 뒤를 이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 업종에서 18건의 M&A로 가장 많았고, 금액 규모도 5조1079억원으로 가장 컸다.

한편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건, 유진그룹의 YTN 인수건, 하림그룹의 HMM 인수건 등 현재 완료되지 않은 M&A 건은 집계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