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올해 금융권 최대 리스크와 관련해 "올해는 상업용 부동산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등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시장환경 아래서 은행권의 리스크관리는 앞으로도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올해 국내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 수출은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으나, 내수는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리스크의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가 금리 인하로 전환함에 따라 시중 금리도 하락하는 흐름을 예상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와 관련해선 당분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조정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 행장은 진단했다.
2012년 하반기 이후 7년 연속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며 피로도가 누적된데다, 2020년 이후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됐던 측면이 있단 것이다.

아울러 전고점 대비 현재의 가격조정 폭이 크지 않다는 점도 조정 장세를 예측하는 근거가 됐다.
이 행장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 10월 이후 나타난 조정 장세가 가속화될 여지가 있다"면서 "올해 가격조정 폭은 투자수요의 심리적인 위축 정도가 가장 큰 변수"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고금리, 물가상승, 부동산 PF, 미분양물량, 전세가격 불안정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과 부동산 완화정책 등은 투심을 자극하는 요인"이라며 "부정적인 요인이 다소 우위에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현재로선 조정된 가격의 매출 출회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올 한해 가계대출은 제한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단계적 시행으로 가계대출은 고정금리 분할상환식 취급이 확대되고, 이는 적정 성장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리라고 본다"며 "단 시장금리가 하락으로 전환할 경우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자 중심 가계대출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지난해 은행 간 경쟁이 치열했던 기업 대출과 관련해선 "고금리 및 경기침체로 인한 채무자 상환부담 증가의 영향으로 은행권의 부실 대출자산은 증가추세"라며 "KB국민은행은 부동산 PF, 건설업 등 취약 섹터를 중심으로 선제적인 자산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조기에 선별하고 익스포저를 감축하기 위한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으로 도마 위에 오른 부동산 PF와 관련해선 정부의 연착륙 시도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고 이 행장은 밝혔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PF 사업장 정상화 지원 펀드', 건설사 유동성 지원 등에 참여한 바 있다.

이 행장은 "고금리 및 공사비 상승효과에 더해 PF 등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인 시장 상황 속에서 KB국민은행은 부동산 PF 시장 안정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사업장별로) 사업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 선제적 충당금 적립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경영방침과 관련해선 '고객, 현장, 비대면 중심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했다.
그는 "KB스타뱅킹은 국내 1위 금융 슈퍼 앱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화하고, 고객과 일상을 함께하는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도 강화할 것"이라며 "영업 현장서도 품격있는 영업과 전문적 상담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객, 현장, 비대면 중심의 프로세스 개선과 내부관리체계 등 경영체계 전반을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