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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법원이 29일 중국 부동산 위기의 상징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렸다.
다만 중국 당국이 부동산 연쇄 위기를 억제하려고 힘쓰고 있는 만큼 중국 법원이 이를 최종적으로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고등법원은 세계에서 가장 빚이 많은 헝다를 청산해 달라는 채권자 청원을 승인했다.
린다 찬 판사는 "실행 가능한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는 부분에서 진전이 명백히 부족한 점을 고려해 청산 명령을 내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명령한다"고 밝혔다.
홍콩 법원이 청산 명령을 내린 건 이번이 최초다.
법원 명령 직후 홍콩 증시에서 헝다 주식의 거래는 중단됐다.
이번 판결로 인해 중국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2022년 6월 톱샤인글로벌이 헝다에 투자한 8억6250만홍콩달러(약 1475억원)를 회수하기 위해 제기했다.
헝다는 2021년 말 역외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시작으로 주택건설 중단,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미지급 등으로 중국 부동산 연쇄 위기를 촉발한 핵심 그룹이다.
헝다의 총부채는 약 443조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부동산 개발 업체로 꼽힌다.
헝다를 시작으로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연쇄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중국 경제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은 침체에 빠졌다.
헝다 자산의 대부분이 중국 본토에 있는 만큼 중국 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지가 청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21년 중국-홍콩 간 체결한 국경 간 파산 사건 관련 협정에 따라 중국 내 3개 지정 법원 중 적어도 한 곳으로부터라도 인정을 받아야 실제 청산 효력이 발생해서다.
SCMP는 "헝다의 자산이 대부분 중국 본토에 있어 홍콩 법원의 명령은 관할권을 초월한 문제에 직면한다"고 전했다.
로펌 애셔스트 LLP의 랜스 장은 "청산인이 중국 법원에서 그러한 인정을 받지 못하면 중국 역내 자산에 대한 집행 권한이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중국 정책입안자들이 심화하는 부동산 위기를 다잡으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헝다가 구제될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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