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분기, 전년보다 7.6% 줄어
OECD 39개국 중 낙폭 2위 기록
반도체 등에 의존 구조 개선 필요
지난해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이 전 세계적인 교역 호황에도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수출 경쟁력 악화가 자칫 전반적인 수출 경쟁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자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한국의 국제수지 서비스 수출액(원계열·명목)은 300억11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다.
이는 OECD 39개 회원국 중 덴마크(-20.0%) 다음으로 가장 큰 감소 폭이다.
 | | 사진=뉴시스 |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액은 2022년 4분기에 5.8% 감소를 시작으로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감소 폭은 지난해 1분기 12.3%로 정점을 찍은 뒤 2개 분기 연속 줄었지만 세계 주요국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낙폭이 크다.
지난해 주요국 서비스 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이 지속하면서 회복세가 뚜렷했다.
지난해 3분기 OECD 회원국의 평균 서비스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하며 마이너스를 기록한 한국과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한국 서비스 수출이 2022년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동안 OECD 평균은 오히려 4.0%, 7.4%, 8.0% 늘며 매 분기 증가 폭을 키웠다.
39개 회원국 중 3분기 서비스 수출이 줄어든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에 불과했다.
이처럼 한국 서비스업 수출이 다른 국가 대비 저조한 이유로는 제조업에 비해 낮은 글로벌 경쟁력이 언급된다.
현재 한국의 서비스 수출 규모는 세계 15위 수준으로 세계 6위인 상품 수출에 비하면 저조하다.
취약한 서비스 수출 탓에 우리나라 수출 실적은 ‘반도체’ 등 특정 상품에 과도하게 편중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 수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5.8%로 주요 7개국(G7·29.9%)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서비스산업을 둘러싼 복잡한 이해관계 덕분에 정부는 이렇다 할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업발전기본법 등 관련 법률도 수년간 국회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와 같은 특정 상품에 의존하는 한국 수출 구조의 취약성을 개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대목이다.
윤석열정부는 2027년까지 서비스 수출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금융·해운 분야 등에 규제를 혁신해 기업이 스스로 서비스업에 뛰어들게 하는 것이 부작용도 없고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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