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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는 창간 35주년을 맞아 정·관계와 경제·산업계, 시민사회, 문화체육계 등 각계 리더 102명에게 2024년의 △시대정신 △대한민국이 맞이할 가장 큰 위협과 도전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각각 물었다.
대면·서면·전화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의견을 취합해 보니 A4용지 208쪽 분량에 3만6706개 단어가 담겼다.
본지 2월1일자 1, 10, 11면에 실린 기사와 별도로 각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을 소개한다.
 | | 서울 시내에 설치된 각 은행 현금자동지급기. 연합뉴스 |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의 수장들은 올해 시대정신으로 ‘화합’, ‘포용’, ‘상생’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양한 사회 계층의 갈등과 이익 다툼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서로 조화를 추구하는 자세가 우리나라의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최근 정부가 은행권에 강조하고 있는 ‘상생금융’과도 맥락이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가나다순)은 세계일보가 설문한 ‘2024년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에서 이같이 밝혔다.
조병규 행장은 올해 시대정신을 ‘균형과 조화’라고 답했다.
그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민·관이 서로 협력하고 개인과 기업, 중소기업과 대기업, 금융과 산업 등 서로 조화를 추구해야 본다”며 “세대와 지역 간에 역지사지의 문화가 자리 잡으면 대한민국은 균형 있게 성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정상혁 행장은 올해 시대정신을 ‘공동의 이익보다는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서로 화합해 극복하는 것’으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세계에서 전쟁,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국 이기주의가 만연한 것처럼 우리 사회에도 저출생·고령화, 지정학적 리스크, 저성장 국면 등으로 공공의 이익보다 자기 이익만 중시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며 “사회갈등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협의와 화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행장은 “사회가 더 복잡해지고 다원화됨에 따라 갈등의 양상도 심화하고 있는데, 이를 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협의’와 ‘절충’을 시대정신으로 들었다.
이승열 행장은 상대를 이해하고 고통을 분담하면서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포용’ 정신을, 이석용 행장은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상생’의 필요성을 각각 역설했다.
은행장들은 올해 우리나라가 마주할 가장 큰 위협 요소로 저성장 장기화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을 가장 우려했다.
이재근 행장은 고금리 부작용 확대와 금리 변동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그는 “가계부채 확대와 이자부담 증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와 주택가격 하락 등으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생활고와 부실이 증가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김성태 행장은 “2023년의 낮은 성장률에서 비롯된 기저효과를 뛰어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이 가장 큰 도전과제”라고 했다.
조병규 행장은 “불확실성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며 “미·중 갈등, 중동 분쟁 등 우리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고 고금리의 후유증이 여전히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은행장들은 올해 대한민국의 위협과 도전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총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열 행장은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중장기적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노력과 함께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도를 과감하게 추진해보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석용 행장도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실물 경기의 어려움에 대한 대응과 금융회사 본연의 역할도 강조됐다.
이재근 행장은 실물 경제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에 대응해 재정통화정책의 경기대응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에 맞춰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폭을 고민하고, 미시적인 유동성 지원과 신용회복 제도 보완, 위기대응 체계 점검 등을 통해 경기 변동성을 줄이는 정책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정상혁 행장은 “경제를 회복시키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금융회사는 본연의 역할과 함께,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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