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미납 문제로 1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던 대조1구역에서 현대건설이 이르면 5월 중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다만 '적법한 조합 집행부' 구성을 전제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대조1구역 조합에 5월 말 집행부가 구성되면 익일 공사를 개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현대건설은 당초 조합이 정상화 된 후 조합 임원이 선출되면 공사비 등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공사 중단 이후에도 조합 내분이 지속되면서 재착공 조건 합의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현대건설은 공문에서 "최우선 조건인 조합 집행부 구성에 조합원과 관계기관의 결집을 위해 조합 집행부 선출 시 즉각적인 공사를 재개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조1구역은 서울 은평구 대조동 11만2000㎡ 부지에 28개동, 총 2451가구를 건립하는사업이다.
공사비는 총 5800억원이지만 현대건설이 받지 못한 공사비가 18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1월1일자로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서울시와 은평구도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 조합원과 시공사의 피해가 커지고 금융비용이 급격히 늘어나는만큼 재착공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현대건설은 다음주부터 재착공 준비에 착수하기로 했다.
공사가 두 달 이상 멈춰있었던 터라 작업장 정리, 현장 안전점검 등을 거쳐야하고 협력업체와 현장근로자 모집 등에 2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이 1월 초 공사를 중단한 이후에도 대조1구역 집행부 정상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지난 1월 중순 법원이 직무대행자를 선임했지만 다음달 직무대행이 취소됐다.
지난달 15일 조합원들은 조합장과 집행부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열어 해임 안건을 통과시켜 집행부는 다시 공백 상태가 됐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집행부 임원이 해임되어서 임시조합장을 지정해달라고 법원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현대건설은 공사 중단 이후 3~4개월이 지나면 공사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연이은 소송전으로 공사 재개는 차일피일 미뤄졌다.
분양 일정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 중단이 길어질수록 이자비용이 커지고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난다"며 "시공을 맡았는데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해당 건설사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