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약 40조원에 달하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상장 초읽기 작업에 들어가면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경영 승계작업 마무리를 위한 실탄 확보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2020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며 실권을 장악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분구조가 취약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이 성공하면 정 회장은 수조 원대 자금 조달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은 물론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에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그룹 안팎에서 관심이 쏠린다.
12일 외신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이달 내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현지 규제당국에 투자설명서 초안을 제출하고 관련 작업에 착수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현대차가 기업공개 자문사로 씨티그룹, HSBC홀딩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을 선정하고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IPO를 통해 약 25억 달러(약 3조4445억원)를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PO 청구 후에도 인도 금융당국 승인을 받아 실제 상장하기까지는 최소 3~4개월 이상 소요되는 만큼 투자자금 조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IPO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면서 "공식적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만 밝혔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해 1998년 타밀나두주(州) 첸나이 공장에서 첫 모델 쌍트로를 양산하며 현지 자동차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첸나이에는 현대차 제1·2공장이 있고, 기아는 중부 아난타푸르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제너럴모터스(GM)에서 푸네공장을 인수해 20만대 증설하는 신공장 프로젝트를 가동해 연간 15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인도 시장 점유율은 마루티 스즈키(현지 브랜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매년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이 인도에 쏟는 애정은 각별하다. 정 회장은 지난해 8월에 이어 올 4월에도 인도 델리 신사옥을 방문해 해외 직원들과 최초로 타운홀 미팅을 하고, 소비자와 스킨십을 확대하는 한편 사회공헌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인도 국민들 성원과 사랑으로 현대차가 성장했다"면서 "인도를 글로벌 수출 허브기지로 육성하는 한편 인도의 다양한 계층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공헌과 다음 세대를 위한 친환경 이동수단 전환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인도법인 상장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한편 정 회장의 경영권 안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모비스-현대차-기아-모비스로 이어지는 복잡한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정몽구 명예회장 보유 지분 상속세 마련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최대주주는 21.86%를 보유한 현대모비스이며, 모비스 최대 주주는 기아(17.54%)다. 정 회장 보유 지분은 현대차 2.67%, 모비스 0.32%에 불과해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 5.39%, 모비스 7.19%보다 낮다. 따라서 정 회장은 주요 계열사 배당 확대를 통한 승계 자금 마련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업계는 현대차의 인도법인 가치를 220억~280억 달러(약 30조~40조원)로 추정하고 있으며, 상장에 성공하면 현대차에 현금이 33억~56억 달러(약 4조5000만~7조7000만원)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모빌리티팀장은 "인도 상장을 통해 유입된 현금은 주주환원과 자율주행, 미래사업 투자에 적극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기아는 물론 인도에 동반 진출 부품사 가치가 부각되는 동시에 현대차가 향후 별도 사업부를 해외에 상장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는 장기적으로 현대차가 자본시장과 협업해 미래 사업을 키워가는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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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초읽기… 정의선 실탄 확보 관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아주경제 DB]기업가치 약 40조원에 달하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상장 초읽기 작업에 들어가면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경영 승계작업 마무리를 위한 실탄 확보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회장은 2020년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해 강력한 리더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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