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미달·주주 구성 사항 안 지켜
정부의 제4이동통신사 계획이 결국 이번에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인 스테이지엑스의 제4이동통신사 후보자격을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청문 절차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2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 언론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법령이 정한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아 선정 취소 사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28 28㎓ 대역 이동통신 주파수 경매를 통해 4301억원의 최고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를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하고 관련 서류를 지난달 7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검토 결과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할당신청서에 적시한 자본금 2050억원에 못 미치는 금액만 납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기준 자본금은 1억원으로 기재돼 있다.
이에 주파수할당신청서에 적은 자본금과 실제 납입 자본금 사이의 차이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으나 스테이지엑스는 올해 3분기까지 납입하겠다고 답했다.
과기정통부는 복수의 법률자문 결과 필요서류 제출 시점 자본금 납입 완료가 필수요건이라고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할당 고시 제12조 제3항은 할당대상법인이 필요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선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스테이지엑스가 당초 주파수할당신청서에 기재한 자본금을 납입하지 않은 것은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구성주주 사항도 지키지 않았다고 봤다.
스테이지엑스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신청 당시 5% 이상 주요주주 6개 중 자본금 납입을 일부 이행한 주주는 스테이지파이브 1개뿐이다.
다른 주요주주 5개는 필요서류 제출기한 현재 자본금 납입을 하지 않았고, 기타주주 4개 중 2개도 납입하지 않았다.
구성주주 및 구성주주별 주식소유비율도 주파수할당신청서의 내용과 달랐다.
과기정통부의 인가 없이 구성주주 및 주식 소유 비율을 변경해서는 안 되며, 할당신청서류에 기술한 자금조달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서약 사항을 위반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과기정통부는 필요사항 및 서약 사항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5월 9일과 21일, 23일 3차례에 걸쳐 각 구성주주의 자본금 납입 증빙서류를 제출하도록 했으나 스테이지엑스는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지위 확보 이후 출자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이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과기정통부는 전파정책자문회의의 자문을 통해 주파수할당에 필수인 필요사항이 완료되지 않았고, 구성주주가 할당신청서와 다른 점은 모두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확인했다.
또한 스테이지엑스가 주장하는 자본금 조성을 신뢰할 수 없으며, 할당신청서에 적시된 자본금이 적절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 납부와 설비 투자, 마케팅 등 적절한 사업수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현 상황이 지속할 경우 장비제조사 등 협력사나 투자자, 이용자 피해도 우려될 수 있어 취소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에 주파수 할당대상법인 선정 취소 처분 예정이라는 점을 사전 통지하고, 향후 행정절차법에 따른 청문을 거쳐 선정 취소 처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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