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30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구조조정을 위한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
10개 은행·보험사가 공동으로 최대 5조원까지 부동산 PF 재구조화를 위한 여신을 공급한다.
최소 여신금액은 300억원 이상이다.

2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과 삼성·한화생명, 메리츠·삼성·DB손해보험 등 5개 보험사는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의 후속 조치다.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은 PF 경·공매 매입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은행과 보험사가 공동으로 조성하는 대출이다.
은행이 80%, 보험권이 20%씩 나눠 내기로 했다.
최소 1조원, 최대 5조원 규모인 이 공동대출의 최소 여신규모는 300억원으로 제한됐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규모 여신은 개별 금융회사에서 취급하고, 대규모 여신은 10개 금융회사 공동으로 취급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다만 주간사가 차주 요건 등을 감안해 최소 여신규모를 조정할 수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주간사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참여 금융회사는 우선 1조원 규모로 공동 신디케이트론을 조성해 민간수요를 보강하고, 향후 대출 현황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필요시 최대 5조원까지 규모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출 대상 사업장은 일정 정도의 사업성을 확보한 부동산 PF 사업장 중 법률 리스크나 대주단 간 분쟁이 없는 사업장으로 할 예정이다.
대상 차주는 해당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업자로 할 계획이다.

이번 신디케이트론은 차주 유형과 자금 용도에 따라 4개 종류로 나눠진다.
▲경·공매 낙찰을 받아 신규로 부동산 PF 사업을 진행하기 희망하는 신규 사업자에게 지원하는 '경락자금대출' ▲소유권·인허가권을 양수받아 수의계약으로 사업장을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차주에게 빌려주는 '자율매각 사업장 인수자금 대출' ▲NPL(부실채권) 금융기관이나 NPL 펀드가 부동산 PF 사업장 NPL 할인매입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출하는 'NPL 투자기관 대출'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공사비 부족 등 유동성 애로를 겪는 사업장에 대출하는 '일시적 유동성 애로 사업장 대출' 등 4개다.

신디케이트론을 희망하는 사업자는 5대 은행 중 하나를 선택해 대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해당 은행에서 사업자의 사업계획을 고려한 대출 가능 여부와 더불어 구체적인 조건 등을 안내해준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신청부터 실행까지는 30일 내외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고, 브릿지론의 본 PF 전환이 용이해 경·공매 시장에 참여한 참여자의 매수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PF 사업 정상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자금을 집행해주길 바란다"고 참여 금융사들에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