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한국 국채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외국인 전용 계좌(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이 27일 개통된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 등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와 연계한 국채통합계좌 시스템을 공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국채통합계좌는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 등 ICSD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해 투자국에 개설하는 통합계좌다.
ICSD 명의로 국채가 거래되지만 거래 결과는 실제 소유자에게 귀속되는 구조다.

유로클리어와 클리어스트림은 세계 최대 규모의 ICSD로, 지난해 말 기준 각각 37조7000억유로, 18조유로 규모의 증권을 보관하고 있다.

그간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국채를 사려면 국내에 보관은행을 선임하고, 본인 명의의 외화?원화계좌를 개설한 후 해당계좌를 통해서만 환전?국채 매매대금 결제가 가능했다.

그러나 국채통합계좌를 이용하면 이러한 번거로운 절차 없이 ICSD가 선임한 국내 보관은행과 국제예탁결제기구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환전·국채 매매대금 결제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국채통합계좌를 활용한 원화거래 특례 조치도 시행된다.
우선 외국 금융기관(RFI)을 통한 환전 후 투자자 본인 명의의 계좌를 거치지 않고 ICSD 명의의 계좌로 바로 송금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해외에서 국채 거래뿐만 아니라 환매조건부매매(Repo) 등으로 국채를 활용할 수도 있게 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ICSD 이용 시 한국에 본인 명의 계좌가 없어도 경쟁적 환율로 한국 국채 투자가 가능하게 되므로, 처음 한국 국채시장에 진입하는 신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편의가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ICSD를 통한 일시적 원화 차입도 허용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외국인 투자자가 증권 결제 실패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본인 명의의 계좌가 개설된 국내 은행으로부터 일시적으로 원화를 차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앞으로는 외국인 투자자가 ICSD 명의의 계좌 내에서 ICSD로부터 직접 원화를 차입하는 것도 허용된다.

기재부는 "이에 따라 국내 계좌가 없는 신규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차입이 가능해지고, 계좌가 있는 기존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에도 국내 은행과 새로운 여신계약을 체결하는 데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번 특례 조치를 담은 '외국환거래규정'과 '외국금융기관의 외국환업무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행정예고했으며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28일 정식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