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채무재조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하반기부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 연체율보다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말 0.5%에서 올해 1분기말 1.5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연체율이 0.56%에서 0.98%로 오른 것에 비해 연체율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상환능력이 부족한 자영업자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2022년 2분기말 3.96%에서 올해 1분기말 10.21%까지 치솟았다.
취약차주 비중도 자영업자는 올해 1분기말 12.7%에 달하며 일반 가계의 취약차주 비중인 6.4%를 크게 뛰어넘었다.
취약차주는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상태(하위 30%이내)이거나 저신용(7~10등급)인 사람들을 의미한다.

가계와 자영업자 모두 최근 연체율이 상승했는데 이는 평균 연체액보다는 연체차주 수 증가에 기인했다.
특히 신규연체 진입차주가 늘어난 가운데 이들이 연체상태를 상당기간 지속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가계 및 자영업자 연체차주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올해 1분기말 1억2200만원으로 2022년 2분기(1억400만원)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기간 연체차주 수 비중은 가계가 1.72%에서 2.31%로, 자영업자는 1.57%에서 4.20%로 상승했다.

가계 및 자영업자의 신규 연체진입률은 올해 1분기말 각각 0.63% 및 1.52%로 2021년 4분기말의 0.43%, 0.47%에 비해서 상승했다.
연체차주의 연체지속률 또한 가계(올해 1분기말 76.2%) 및 자영업자(74.6%) 모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2년간의 금리 상승기 중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과거의 금리 상승기에 비해 상승세가 가파른 것도 특징이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큰데다 서비스업 경기가 과거와 달리 위축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자영업자의 경우 주된 담보대출 대상이 상업용 부동산인 점을 감안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부진 또한 그간의 연체율 상승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한은은 진단했다.

한은 관계자는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금융당국은 채무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출발기금은 정부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었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최대 30조원 규모로 운영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올해부터 코로나19 피해요건이 폐지되는 등 지원대상이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및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