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뉴욕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전장보다 3.51% 오르며, 시가총액 3조3350억달러(약 4609조원)로 전 세계 기업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후 열흘간 주가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지만, 헤지펀드 EMJ캐피털 창업자 에릭 잭슨 등 금융 전문가들은 “엔비디아의 미래는 이제 시작”이라며, 연내 최대 6조달러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 | 반도체 칩 이미지. 출처=이지스톡 |
GPU는 화면에 수만개의 픽셀을 표현할 수 있는 칩인데 게임과 영상 등에 활용되며, ‘챗GPT’ 등 AI를 구현하는데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AI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고 코어가 일제히 움직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앙처리장치(CPU)보다 GPU가 훨씬 적합하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GPU 시장의 80%를 차지하며 사실상 최강자로 꼽힌다.
반도체는 보통 메모리와 비메모리로 구분한다.
메모리는 정보를 저장하고 기억하는 기능이 있고, 비메모리는 연산과 추론 등을 처리하는 반도체를 가리킨다.
비메모리는 흔히 시스템 반도체로 불리기도 한다.
메모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램(RAM) 반도체와 롬(ROM) 반도체로 나뉜다.
램은 데이터를 읽고 쓰는데 속도가 빠르지만, 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내용이 사라지는 휘발성 반도체이다.
롬은 램보다 읽기나 쓰기가 느리나, 전원이 꺼지더라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램은 다시 D램과 S램 반도체로 나눈다.
D램은 컴퓨터의 연산회로 등에서 정보를 기억시켜 놓는 기억 소자로 많이 쓰이는 데 비해 S램은 그래픽 카드와 같이 주로 소용량의 메모리로 사용된다.
D램은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53%를 차지하고, 한국은 D램 생산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롬은 흔히 플래시 메모리로도 불리는데, 데이터를 영구 보존하는 만큼 스마트폰이나 PC의 기억 보조장치로 많이 쓰인다.
빅데이터나 AI에서도 필수적인 반도체이며, 충격과 압력, 온도에 강해 반도체 기반 보조기억 장치인 SSD에도 사용된다.
플래시 반도체는 다시 낸드 플래시와 노어 플래시로 나뉜다.
낸드는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인데, SK하이닉스가 2021년 인텔의 낸드 사업부였던 솔리다임을 약 10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메모리 역시 AI에 필수적인 반도체다.
비메모리가 연산하는 반도체라면, 메모리는 기억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인간으로 치면 생각하고, 추론하고, 연산하는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한다.
GPU, CPU,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DDI), 빛을 영상신호로 바꿔주는 CMOS(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 이미지 센서(CIS), 디지털신호처리장치(DSP), 모뎀(Modem) 등으로 구분된다.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약 70%가 비메모리로, 최근 AI 시대를 맞아 그 영역은 더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설계만 하고 제조는 하지 않는 팹리스(Fabless) 회사와 흔히 위탁생산으로 불리며 제조를 전문적으로 하는 파운드리(foundry) 회사가 종사한다.
대표적인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회사로 엔비디아와 애플, 퀄컴, 미디어텍, LX세미콘, 삼성전자, NXP 등이 있으며,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 원천기술을 가진 회사는 영국의 ARM이다.
제조 중심의 파운드리 기업에는 대만 TSMC를 선두로, 글로벌파운드리, UMC, DB하이텍, SMIC, 삼성전자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설계와 생산을 동시 수행한다.
메모리 반도체는 범용 반도체로 타사의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데 반해, 비메모리는 주로 주문 후 생산하는 방식으로 대체 불가능하다.
시스템 반도체의 주력으로 떠오른 GPU에는 꼭 필요한 칩이 있는데, 바로 요즘 가장 각광받고 언론에도 자주 등장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 칩, 즉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다.
HBM은 메모리 반도체와 GPU 사이를 데이터가 빠르게 왔다 갔다 하며 처리할 수 있게 하는 칩으로, 인간의 두뇌처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연산하고, 저장하고 처리해야 하는 AI에 최적화된 칩이다.
현재 HBM은 SK하이닉스와 TSMC의 기술력이 가장 앞서있으며, 삼성전자 등이 따라잡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2022년 대비 11.1% 감소한 5330억달러(약 715조원)를 기록했는데, 상위 25개 공급업체의 총 매출은 14.1% 감소했다.
이들 기업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2%에서 74.4%로 하락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업계 매출 최강자는 미국의 ‘반도체 공룡’ 인텔이 차지했으며, 뒤를 이어 삼성전자와 퀄컴, 브로드컴, 엔비디아, SK하이닉스, AMD, ST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애플,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사외이사,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회 위원, 유엔사회개발연구소(UNRISD) 선임협력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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