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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우리나라 가계의 여유자금이 47조8000억원 늘어났다.
가계의 소득보다 지출이 더 크게 늘었지만, 아파트나 건축물 등 주요 실물자산에서 투자를 줄인 영향이다.
가계의 자금운용액은 2022년 2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연초 재정 신속집행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4일 공개한 '2024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77조6000억원으로 전분기(29조8000억원)보다 47조8000억원 확대됐다.
순자금운용은 금융자산 거래액(자금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뺀 값으로 경제 주체의 여유자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계의 자금운용액은 79조원으로 2022년 2분기(82조8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유자금이 늘면서 예금, 지분증권, 채권 등 대부분의 금융상품에서 운용 규모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기관 예치금은 연말 상여금 유입 등에 의해 58조6000억원으로 전월(18조4000억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금리인하 기대 확산으로 채권도 12조4000억원으로 전월(7조3000억원)보다 늘었다.

반면 자금조달액은 1조4000억원으로 전분기(9조2000억원)보다 줄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정책이 영향을 미친 가운데,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고 연초 상여금이 유입으로 조달규모가 축소됐다.

정진우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 팀장은 "일반적으로 가계는 소득에서 지출을 뺀 돈을 여유자금으로 삼아서 금융자산을 불리는 행태를 보인다"며 "가계 여유자금 자체는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 정체로 아파트 신규분양 물량, 건축물 순취득 등 실물투자가 줄면서 결과적으론 여유자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반정부는 연초 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재정 신속집행을 추진하면서 순운용에서 순조달로 전환, 순자금조달 규모가 50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정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역대 최고 수준의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자금조달 규모가 크게 늘었다.

정부의 자금조달액은 78조8000억원으로 전분기(-26조9000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국채 발행이 4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9조6000억원)보다 크게 늘고, 금융기관 차입도 29조2000억원으로 전분기(5조1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하면서다.

정부 자금운용액은 28조3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3000억원)보다 증가했다.
금융기관 예치금(12조)과 정부융자(8조4000억원)를 중심으로 순취득으로 전환했다.

비금융 법인회사(일반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전분기(6조9000억원)보다 감소폭이 축소됐다.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하고 유무형 자산 투자는 줄면서다.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29조9000억원으로 전분기(31조3000억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국내외 정책금리 인하 기대에 따라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되면서 채권이 순발행으로 전환됐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상거래신용이 줄어들면서다.

반면 자금운용액은 28조4000억원으로 전분기(24조4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상거래신용이 줄었지만, 금융기관 예치금이 증가하고 채권도 순취득으로 전환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