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부동산신탁사②] 삐걱대는 신탁방식 정비사업에 회장 檢수사까지···'내우외환' 한국토지신탁
아주경제 기사제공: 2024-08-11 18:30:00
한국토지신탁 본사 전경 [사진=한국토지신탁]
한국토지신탁이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으나, 정작 성과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검찰이 한토신 A 회장 등의 비리 의혹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내우외환’을 겪으면서 향후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 회장은 분양대행업체 등 직무 관련자로부터 금품 등을 받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전국 총 33개 사업장, 3만4000여 가구 도시정비사업의 사업대행자 및 사업시행자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33곳 중 준공이 완료된 곳은 대전 용운 ‘e편한세상 에코포레’ 재건축 사업장 1곳뿐이다. 이는 1기 신도시 재건축 등 사업에서 경합을 펼치고 있는 대한토지신탁(19개 사업장 중 7곳 준공)이나 코람코자산신탁(18개 사업장 중 5곳 준공)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지난 2021년 한토신과 업무협약을 맺고 재개발을 추진하던 동작구 흑석2구역은 조합 설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무산되고 2021년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시행하는 공공재개발로 선회했다. 광진구 자양4동의 경우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공모 준비 과정에서 전문성 제고를 위해 2021년 한토신과 업무협약을 맺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상지에 선정되지 못하며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모아타운 사업에서도 한토신의 전문성과 역할론에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여러 구역 사업을 통합 추진해야 하는 모아타운의 특성상 정비사업 추진 시 신탁사와 협력해 진행과정 전반에 걸쳐 사업을 관리하려는 수요가 많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여러 사업장에서 삐걱대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서울 금천구 시흥4동 모아타운 통합위원회와 통합개발을 위한 예비신탁사 업무협약을 맺은 지 불과 1년도 안 돼 사실상 손을 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한토신이 예비신탁사로 지정된 송파구 삼전동 다모아 모아타운 사업의 경우 업무협약을 맺은 지난해 7월 이후 실질적인 지원과 협력이 없다고 추진준비위 측은 설명했다. 무궁화신탁과 함께 사업시행을 맡고 있는 경기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사업에서는 도급계약 변경을 요구하는 시공사(포스코이앤씨)와 8개월째 갈등을 겪으면서 사업 차질을 빚고 있다.
한토신 측은 "신탁방식 정비사업의 경우 MOU 체결, 예비신탁사 지정 이후 실제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까지 시간이 걸려 언제 성과가 반영될지는 대중이 없다”면서도 "다만 수주 현장 중 상반기에 착공·분양한 사업지가 3곳이 있고, 하반기 2곳의 사업지가 착공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월 신탁수주실적 감소를 이유로 한토신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강등시키면서 향후 도시정비사업 진행 여부를 주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윤기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도 최근 리포트를 통해 "신탁사 수주실적 중 도시정비사업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 점은 수익성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며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일반 개발사업 대비 사업 진행이 더딘 편으로 실제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에 기여하기까지 시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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