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테마 ETF 올 -9%대 수익률
“美 대선 결과에 따라 친환경 정책 향방”
일각 “재난 대비 지수형 보험 활성화를”
금융권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환경, 에너지 등과 관련된 이른바 ‘녹색금융’을 통해 기업의 친환경 투자를 뒷받침해왔다.
기업의 탄소중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장기간의 전환을 지원하는 ‘전환금융’에도 힘써왔다.
다만 관련 기업에 대한 대출 노력에 비해 개인투자자를 위한 녹색 금융투자상품 개발에는 대내외 변수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종이통장 미발행, 대중교통 이용 등 친환경 활동에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녹색예금 등을 판미했으나 흥행은 신통치 않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21일 “2009년 정부 주도로 녹색금융 활성화가 시작됐을 때에는 고금리로 여러 상품이 나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라며 “예금 금리가 낮아지고 비대면 영업으로 종이통장 등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면서 친환경 상품으로 유인할 요인도 줄었다”고 말했다.
요즘 재테크 수단으로 핫한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기후변화를 테마로 한 상품은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의 기후변화솔루션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들은 올해 들어 21일까지 -9%대 수익률을 보였다.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기후변화솔루션 ETF’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9.16%를 기록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KRX 기후변화솔루션 ETF’도 -9.71%다.
이들 ETF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를 비롯해 풍력발전주인 씨에스윈드, 에너지 기업인 한화솔루션, ‘전기+수소차’주인 현대차, 기아 등을 구성 종목으로 담고 있다.
전기차 화재 우려를 비롯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친환경 테마로 분류된 이차전지 ETF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덱스 2차전지산업 ETF’는 연초 대비 -31.81% 수익률을 기록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에이스(ACE) 2차전지&친환경차액 티브 ETF’도 -26.49%로 성과가 미흡했다.
증권가는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가 친환경 투자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정연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反)기후 성향의 JD 밴스 상원의원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목했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당선 후 도입할 친환경 정책에 적극 가담할 수 있는 팀 월즈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목했다”며 “11월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친기후 대 반기후 구도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보험권에서는 기후변화에 대비해 보험료 일부를 국비 등으로 지원하는 정책성 보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풍수해보험, 농작물재해보험, 가축재해보험 등 주로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다.
일각에서는 일반 소비자가 한파나 폭염 등 기후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지수형 보험’을 활성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보험개발원이 지난달 국내 첫 지수형 보험인 ‘항공기 지연 보험’의 참조순보험요율(보험종목별·위험별 산업 평균 표준요율)을 내놓았지만, 현재 국내 업계에서 다른 지수형 보험상품은 찾아볼 수 없다.
지수형 보험은 기온·강수량·강설량 등 사전에 정한 지수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소액의 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품이다.
실손형 상품과 달리 손실을 입증하는 절차 없이 정해놓은 지수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간편하고 신속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해외에서는 지수형 보험이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는 특정 기간 내에 특정 강수량 미만이면 헥타르당 보험금을 지급하는 가뭄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지진 발생 시 실제 피해규모와 상관없이 정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지진보험이 출시됐다.
인도에서는 지난 5월 폭염으로 인해 4만6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지수형 보험에서 약 4억7000만원의 보험금 받기도 했다.
박미영·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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