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이 불법대출 및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상상인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늘려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의 상반기 유통금융 담보금은 30억원으로 전기말 3억원 대비 1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금융은 증권투자자가 증권금융에서 주식투자에 필요한 자금이나 주식을 대여 받는 제도를 말한다.
계열 저축은행인 상상인저축은행의 반기보고서에도 기타대출채권(전환사채 등 포함)이 1605억원으로 전기말 1499억원 대비 7% 증가했다. 또 다른 계열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경우 감사보고서만 공시했지만 기타대출채권이 지난 2022년 749억원에서 2023년 1066억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상상인그룹은 경영이 어려운 한계기업들에 자금을 융통해주었다. 지난 22일 삼부토건이 제출한 사업보고서 기재 정정 보고서에 따르면 상상인증권,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 삼부토건의 최대주주 디와이디 지배기업 주식 1000만주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했다. 당시 디와이디가 보유했던 삼부토건 주식은 1750만주(지분율 8.85%)로 전체 주식의 57.14%가 주식담보 차입 형태였다.
최근 상상인그룹은 삼부토건에 대한 담보 제공을 해지하고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일준 디와이디 회장의 지분을 담보로 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이달 담보 지분에 대해 반대매매를 행사했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20일까지 디와이디의 삼부토건 지분 11.49%가 반대매매로 장내에 매각돼 3.48%로 줄었다. 당시 설정된 담보유지 비율은 160%였다. 1000만원을 대출받았다면 담보로 맡긴 주식 평가액이 최소 1600만원은 유지되어야 하는 거래였다. 비율 충족이 안되었을 경우 자동 반대매매를 통해 담보유지를 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보통 담보유지비율을 140%정도로 설정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상인 계열 금융사들은 과거에도 부실기업을 대상으로 주식담보 대출을 실행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 담보로 잡은 주식을 로스컷(손절매)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해당 기업 주가가 급락하는 등 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며 "삼부토건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삼부토건은 지난 14일 감사인으로부터 상반기 재무제표와 관련해 '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 매매가 정지돼 상장폐지 갈림길에 서게 됐다. 상상인그룹은 과거에도 금융 계열사들을 동원해 웰바이오텍(거래정지), 녹원씨엔아이(상장폐지), 엔케이맥스(거래정지) 등에도 주식담보대출을 진행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이 막후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유 회장은 지난 2020년 계열사를 동원해 무자본 M&A나 주가조작 등 세력에게 자금 지원혐의로 구속 된 바 있다. 현재 검찰은 징역 9년을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다. 검찰은 과거 사채업자들이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한계기업들에 한 것처럼 상상인그룹이 무자본 인수합병(M&A)이나 주가조작 등 세력에게 자금을 지원한 사실상 '사채업'을 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유 회장에 대한 선고는 내년 1월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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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그룹, '불법대출·시세조종 혐의' 유준원 회장 재판 중에도 주식담보대출 또 늘렸다
[사진=상상인]유준원 상상인그룹 회장이 불법대출 및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운데 상상인그룹 금융 계열사들이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주식담보대출을 늘려 논란이 일고 있다.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의 상반기 유통금융 담보금은 30억원으로 전기말 3억원 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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