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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철회한 신약개발기업 지피씨알(GPCR)이 코스피 상장사 하이트론씨스템즈에 우회상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거래로 코스닥보다 어려운 코스피의 허들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론씨스템즈는 4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주당 831원으로 총 541만5162주가 새로 발행된다.
증자 대상자는 신동승씨다.

이와 함께 하이트론의 기존 최대주주인 유수는 500만주를 골든로드, 리드유니온에 각각 250만주씩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주당 2000원, 총 100억원이다.
이 주식은 오는 10월16일 잔금이 납입되면 넘어간다.

3자배정 유상증자 45억원의 납입일은 2025년 4월30일이다.
이때 신주가 발행되면 하이트론의 최대주주는 신동승씨로 변경된다.

신씨는 지피씨알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지난해 말 기준 지피씨알 지분 10.02%를 보유하고 있다.
지피씨알은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산총계 161억원, 부채총계 56억원, 자본총계 105억원 규모 기업이다.
매출은 없고 연간 170억원 수준의 영업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지피씨알은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가 지난 6월 철회했다.
통상 상장예비심사 결과는 45영업일 이내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피씨알은 심사에 6개월이나 소요됐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상장 철회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유증 및 지분 양도 외에 하이트론은 531억원 규모의 영구 전환사채(CB) 발행도 결정했다.
이 CB는 만기가 30년으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이다.
또 연이율도 2%지만 회사 선택에 따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사실상 증자와 같은 구조다.

하이트론은 이 영구CB를 기존 지피씨알 주주들에게 발행할 계획이다.
신동승 대표가 85억원어치를 가져가고 엘비(LB)넥스트유니콘펀드, 창조경제바이오펀드, 디에이-프렌드신기술투자조합2호, 신한헬스케어신기술투자조합제4호, 얼머스성장지원투자조합1호 등 26개 투자자가 발행 대상자다.

영구CB 납입일은 시점이 다르다.
먼저 오는 30일 펀드 등 투자자들의 납입일이 도래한다.
369억원 규모다.
이들이 받은 CB는 1년 후인 오는 2025년 9월30일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가는 961원으로 전날 종가인 1600원대가 유지되면 두 배가량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신동승 대표와 허원기씨에 대한 CB 162억원의 납입일은 2025년 3월31일이다.
이들의 CB는 2026년 9월30일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전환가는 투자자들이 받는 961원과 동일하다.

결국 모든 영구CB가 주식으로 전환돼도 신동승 대표는 하이트론의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한다.
이 거래가 종료되면 신동승 대표가 하이트론의 최대주주 및 경영진이 되고 지피씨알은 하이트론의 자회사가 되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 증자나 CB가 납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거래가 진행되고 우회상장 이슈가 있다면 검토할 것”이라며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트론 관계자는 “관련 내용은 공시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