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성분 조작 관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성분 조작 관련 의혹으로 재판을 받았던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명예회장은 5년 가까이 이어져온 사법리스크를 털어내고 인보사의 시장 신뢰도 회복할 전망이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자본시장법 위반과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됐다. 그는 4년 10개월간 다툼 끝에 29일 1심 법원으로부터 무죄와 면소 판결을 받아냈다. 면소는 실체적 소송 조건이 결여돼 실체 판결에 나아가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을 말한다. 이 명예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이우석 대표도 이날 무죄를 받았다.

이로써 이 명예회장은 명예를 회복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 명예회장이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면서 그룹 경영 복귀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 명예회장은 인보사 의혹으로 기소되기 전인 2019년 1월 퇴임을 선언한 만큼 인보사 문제가 해소됐더라도 경영에 복귀할 일은 없다는 게 코오롱그룹의 설명이다.

이 명예회장은 현재 생활용품과 낚시 커뮤니티 플랫폼, 의류업체 등 여러 기업을 설립하고 독자 경영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은 이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부회장이 그룹 전반을 경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주사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 코오롱글로벌,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등 핵심 계열사 3곳을 포함해 총 4곳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편 이날 이 명예회장의 혐의는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앞서 검찰은 이 명예회장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성분이 다른 인보사를 팔아 1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봤다. 또 미국 식품의약품안전국(FDA)으로부터 중단 명령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2000억원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판사는 "서류상 품목허가 성분과 실제 제조·판매된 성분이 상이하다는 이유로 범죄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인보사는 품목허가 과정의 시험 제품과 동일한 제품으로 보인다"며 "2019년까지 판매한 인보사를 품목허가 때와 다른 의약품으로 단정하고 고의가 있다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명예회장에게 명의를 빌려준 송문수 전 네오뷰코오롱 사장은 혐의를 인정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코오롱그룹은 법원의 판결에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앞으로 인보사에 대한 오해를 풀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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