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부효율부(DOGE)를 앞세워 규제 개혁과 경기 부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택·인프라, 에너지 생산·공급, 투자은행(IB)·핀테크, 인공지능(AI)·자율주행 등 다양한 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합니다. "
최근 조기 상환하는 데 성공한 '한국투자 글로벌 신성장 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 서용태 글로벌전략운용부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에 투자 아이디어를 이같이 제시했다. 그는 "내년에도 글로벌 증시는 미국 주도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은 고용과 산업 활동 등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개혁과 경기 부양 정책 등을 고려했을 때 경기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 기업은 월등히 높은 기술력으로 수익성을 높이고 더 많은 연구·개발(R&D) 투자를 진행하는 투자→혁신→시장 선점의 순환 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부장은 "AI와 자율주행 테마는 미국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영역"이며 "중국 대비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서 지속적인 지원이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 성장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AI 소프트웨어 서비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AI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는 알고리즘과 모델,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구성된다. 그는 "바이든 정부에서 AI 위험성과 개인정보 등의 문제로 AI소프트웨어 기업이 위축됐다"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규제 완화로 AI소프트웨어 기업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다수 기업이 인건비 감축과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고 있어 AI 도입은 필수적인 요소"라며 "AI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며 개발자 인원을 줄이는 등 직접적 변화도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며 "관련 기업의 온디바이스 시장 진입과 함께 확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 부장이 운용한 '한국투자 글로벌 신성장 펀드'는 지난해 8월 출시한 손익차등형 공모펀드 1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 바이오, 명품, 우주 경제, 클라우드 등 7개의 신성장 테마의 해외주식에 투자하면서 출시한 지 1년 3개월 만에 목표 수익률 20%를 달성했다. 3년 만기 상품이지만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면서 조기 상환했다.
한국투자금융그룹은 공모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손익차등형 펀드를 출시하고 있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지분 참여 형태를 1종과 2종으로 나눈다. 1종은 일반 개인 투자자, 2종은 운용사나 관계사가 투자한다. 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2종 수익자가 우선 충당해서 개인 투자자 손실을 일부 방어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반 공모펀드보다 수익률 하락에 대한 위험이 낮은 상품이다. 위험도를 낮추면서도 단기간 높은 수익률을 달성해 조기 상환해주는 데 성공하면서 손익차등형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서 부장은 "손익차등형 하위 테마를 선정할 때 투자에 적절한 업종인지 사전에 검토하고, 운용 절차와 운용역의 권한 등을 펀드 설정 전에 정의하는 프로세스가 있다"며 "하위 펀드가 소수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운용역 입장에서 일반 펀드 대비 종목 리서치를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펀드 시장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투자자들이 다른 투자 상품 대비 공모펀드 매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손익차등형과 목표전환형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출시했고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자산운용사가 다른 투자 상품과 차별화되는 펀드를 적절하게 제공하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면 공모펀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내년에도 손익차등형 펀드와 같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