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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결산-내년 이슈]해외주식·PF 중소형사 난항…ATS는 변수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4-12-19 06:00:00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선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대형증권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점유율을 중소형사가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은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비용 절감 등으로 점차 개선되겠으나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회복력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3월 대체거래소(ATS) 출범을 앞두고 최선집행의무 운영 능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증권사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인투자자의 미국주식 사랑…"해외주식 브로커리지 경쟁 심화할 것"

내년 국내 증시는 기업실적 둔화 우려 및 대내외 불확실성에 박스권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해외주식에 대한 접근성 개선 및 높은 기대수익률로 개인 투자자의 해외 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증권사들은 국내 거래대금 감소의 영향을 해외주식 수수료 증가를 통해 상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고 선진국 증시와 동조하지 못하면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이에 맞춰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추가적인 성장을 찾기보다는 미국 등 해외 시장을 통해 브로커리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주식 관련 마케팅 등 점유율 경쟁이 이미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사들이 해외주식 관련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상위 대형사로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중소형사가 해외주식에서 점유율을 확장하는 것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브로커리지 시장 공략을 위해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수익성 및 경쟁력 격차가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 PF 점진적 회복…일부 중소형사 경계 여전

2023년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라 부동산 금융에서 큰 손실을 봤던 증권사들이 내년 금리 인하 사이클을 맞아 관련 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에 대한 위기의식은 경감되겠으나 충당금 부담이 일부 남아 있는 가운데 조달금리 부담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시장 회복에 따라 채무보증 잔액이 소폭이나마 증가할 수 있겠으나 규제 영향으로 이전과 같이 급격한 성장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가 금융비용 개선으로 이어지면 전반적인 사업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다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회복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금융이 회복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 기조를 감안하면 향후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투자 여력 차이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사는 우량 사업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하는 등 부실 우려를 상쇄하고 있으나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비중이 여전히 높아 내년 상반기까지도 관련 손실 인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사와의 영업력 격차가 매년 커지고 있다.
인수합병 대상으로 거론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실적만으로 주목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소형 증권사는 과거 저금리 국면에서 PF 후순위 딜을 중심으로 영업했지만, 현재는 이를 지양하고 있기 때문에 전고점 수준의 실적 개선이 내년에 가능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ATS 본격 출범…SOR 운영 능력 따라 증권사 '적자생존'

국내 첫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는 내년 3월 출범을 앞두고 30여개 증권사로부터 ATS 최종 참여 의향서(LOI)를 받는 절차를 마쳤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포함해 전산 시스템 개발 비용 문제 등으로 참여가 불투명했던 중소형 증권사까지 포함됐다.


특히 복수 거래시장에서는 최선집행의무 이행을 위해 투자자의 주문을 최적의 경로로 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 운영 능력이 증권사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선집행의무는 증권사가 투자자의 주문을 최선의 거래조건으로 집행해야 하는 의무이며 이를 자동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SOR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적의 거래를 체결해 주는 증권사로 자연스럽게 투자자가 몰릴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측과 매도측의 니즈를 파악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중개인이 인기가 많듯이, 증권 거래에서도 실시간 시장 상황을 민첩하게 파악해 투자자가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브로커리지를 확보할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서 시간이 흘러 데이터가 쌓이면 증권사마다 실력 차이가 발생할 것이다.
더 좋은 가격에 신속하게 체결시켜 주는 증권사는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체거래소의 등장 이후 나타날 증권사 간의 경쟁은 시장이 활기를 되찾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 및 거래대금 상승의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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