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비율이 많이 증가했다.
19일 딜로이트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글로벌 CEO들이 말하는 2025년 경제·산업 전망’ 조사에서 내년 글로벌 경제를 낙관하는 CEO의 비율은 42%로 올해(7%)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자사 소속 산업의 성장에 대한 낙관 역시 올해 40%에서 내년 61%로 크게 늘었으며, 자사 성장 가능성을 낙관한 비율은 84%에 달했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에 따른 비용 절감, 자본조달의 용이성 및 투자 기회 확대 증가뿐만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으로 예상되는 법인세 감소와 인수합병(M&A)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12개월 동안 규제적 측면에서 리스크보다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도 늘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 CEO들은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다.
낙관론 속에서도 글로벌 CEO들은 여전히 지정학적 불안정(60%), 인플레이션(45%), 글로벌 규제(30%)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려는 2024년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각국의 재정 확대 정책과 금리 인하로 인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CEO들은 미 대선 결과가 세금(46%), 규제(46%), 국제 무역 및 관세(45%)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리스크 관리 및 비상 계획 수립, 사업 운영 및 전략 재조정 등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투자 전략의 경우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변화에 따라 수정 필요하지만, CEO의 56%는 기존 대중국 투자 전략을 유지하며 신중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생성형 AI 투자와 구축계획의 증가도 주목할 만한 점으로 꼽혔다. 특히 효율성 개선, 업무 자동화, 비용 절감 등 전반적인 업무 영역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47%의 글로벌 CEO는 향후 AI 및 생성형 AI 부문의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18%P나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CEO들은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목표는 운영 비용 절감(51%), 업무 자동화(47%) 및 리스크 관리(47%) 등이다. 특히 업무 자동화 영역은 2024년 하반기 전망치(28%) 대비 가장 큰 폭의 도입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AI 외 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블록체인, 메타버스, 양자 컴퓨팅 등 기타 기술의 잠재력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 CEO는 13%에 그쳤다. 구글이 최근 양자컴퓨터 ‘시커모어’와 양자칩 ‘윌로우’를 공개하며 양자 컴퓨팅에 대한 관심을 높였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투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홍종성 한국 딜로이트 그룹 총괄대표는 “올 연말 조사에서 글로벌 CEO들은 2025년을 성장, 혁신, 그리고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는 해로 보고 있다”면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이들이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높은 현재 상황을 극복의 대상이 아닌 혁신과 성장의 촉매제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낙관론을 보인다는 점”이라 말했다.
이번 리포트는 딜로이트가 미국 대선 직후 약 3주간 20개 이상의 산업을 대표하는 141명의 CEO를 대상으로 설문과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작성한 것이다. 전문은 딜로이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