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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부터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경유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유럽 가스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런던ICE거래소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유럽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2월물은 직전 거래일보다 2.83% 오른 ㎿h(메가와트시)당 50.27유로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51유로까지 뛰며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기도 했다고 유로 뉴스는 전했다.
유럽 가스 가격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는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통한 러시아 천연가스 운송 협정 계약이 지난달 31일로 만료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산 운송 중단이 유럽연합(EU)의 전체 가스 공급량에 미치는 영향은 5% 정도다.
여기에 최근 몇 주간 유럽 곳곳에서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난방 수요도 늘어났다.
유로뉴스는 유럽의 가스 비축량이 202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면서 현재 저장시설이 약 75% 정도 차 있다고 보도했다.
산업단체 가스인프라스트럭쳐유럽에 따르면 EU 내 가스 비축량은 9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19%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EU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즉각적인 에너지 위기, 가스 부족 위험은 없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집행위는 이날 자문 협의체인 '가스조정그룹'(GCG) 특별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공급 안보에 대한 우려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스 공급량은 대체 경로(독일, 이탈리아)와 비축분 방출을 통해 확보됐다"며 "현재 비축 저장시설은 72% 정도 차 있으며 이는 동기 평균인 69%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노르웨이에 있는 함메르페스트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압축기 고장 여파로 오는 9일까지 가동 중단이라는 점 등을 들어 추가 가격 상승 압박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크라이나의 가스관 차단으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은 직접적 영향권에 놓인 상태다.
이들 국가에서 우크라이나 가스관을 경유한 공급 규모는 2023년 전체 수요의 65% 상당으로 파악된다.
현재 EU집행위는 튀르키예에서 우크라이나를 잇는 '트랜스 발칸' 가스관을 통해 그리스, 튀르키예, 루마니아 가스를 공급함으로써 이들 국가를 지원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러시아산 탈피를 위해 미국, 노르웨이, 카타르산 LNG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유력하다.
다만 LNG는 천연가스보다 비싸 가격 상승세를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의 아르네 로만 라스무센 수석분석가는 "EU가 겨울을 마치고 나면 가스 비축량이 부족해질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면서 "향후 이를 채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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