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는 지난 3일 KB증권이 제기한 토스증권의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을 기각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KB증권과 토스증권의 웹트레이딩시스템(WTS) 표절 논란이 6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법원이 토스증권의 WTS를 자사 WTS와 유사하다고 제기한 KB증권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0부는 KB증권이 토스증권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지난 3일 기각했다. KB증권이 제기한 토스증권 WTS의 유사성이 보호 대상 성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KB증권과 토스증권의 법적 공방은 쉼표를 찍었다. 양측은 두 차례 재판부 심문을 통해 각 사의 견해를 밝혀 왔으며,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토스증권의 손을 들어주면서 토스증권은 WTS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

표절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토스증권도 한시름 덜게 됐다. 증권가 후발주자임에도 혁신적 이미지와 해외 주식 강점, 만족도 높은 UI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시장에 빠른 속도로 안착한 토스증권이 이미지 고수를 위해서라도 표절 키워드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재판부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토스증권의 WTS 유사성을 적극적으로 어필해 왔던 KB증권은 당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KB증권은 토스증권의 WTS가 자사의 WTS와 홈화면, 트레이딩, 나의자산 시스템 등이 유사한 UI를 가졌다고 주장했고 특히 홈화면 시스템에서 상하 3단 구조와 이용자 자산 정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접이식 화면 구성 등을 토스증권이 따라했다고 강조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아서다.

KB증권은 토스증권과 달리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가처분 기각 결정문을 보면서 향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KB증권이 가처분에 대한 이의 신청이나 본안소송 등을 통해 이번 논란을 바로 잡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WTS 등 서비스들이 범위 안에서 제한적으로 운용됐기 때문에 후발주자의 표절 논란이 없진 않았으나, 이번 사안은 단순 갈등을 넘어 법적 소송으로 이어진 만큼 양측의 행보를 주시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카카오증권과 네이버증권의 주식 종목 페이지가 유사해 표절 논란이 있었지만 법적 대응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삼성화재의 해외 여행보험 상품 모바일 가입 화면이 자사 것과 유사하다고 항의했으나 아직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금융권에서는 서비스 관련 표절 논란이 법적 대응까지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가처분 이후에도 이의신청이나 본안소송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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