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현 대홍기획 대표이사(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와 김희천 롯데인재개발원장, 정기호 롯데상사 대표이사, 김진 롯데건설 CM사업본부 대표,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다마츠카 겐이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 상반기 VCM에 참석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송파구=이성락 기자] 롯데그룹이 9일 비상 경영 속 성장 돌파구와 미래 발전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회의를 시작했다. 롯데그룹 주요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였고,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전날까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 일정을 소화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도 이날 새벽에 귀국해 전략회의에 참석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2025 상반기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 옛 사장단 회의)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상·하반기 총 두 차례 열리는 VCM에는 신동빈 회장과 롯데지주 대표이사·실장, 사업군 총괄 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한다.

통상 상반기 VCM에서는 올해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지난해 연말 인사를 통해 합류한 최고경영자(CEO)들과 기존 경영진들이 인사를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 VCM의 분위기는 다소 엄숙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이 계열사 실적 부진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어서다.

전날까지 'CES 2025'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머물렀던 신유열 부사장은 이날 새벽 귀국해 'VCM'에 참석했다. 사진은 'CES 2025' 삼성전자 전시관을 둘러보는 신유열 부사장. /뉴시스

계열사 사장단은 낮 12시 30분부터 속속 롯데월드타워에 도착했다. 회의는 오후 2시이지만, 인공지능(AI) 과제 쇼케이스를 보기 위해 일찍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은 그간 AI 역량 강화를 지속해서 주문해 왔고, 롯데그룹은 이날 VCM 시작 전에 그룹 AI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를 열었다. 롯데이노베이트 아이멤버를 활용한 회의록·보고서 자동 생성 기능, 대홍기획 광고 마케팅 플랫폼 에임스의 실제 업무 활용법, 롯데건설 AI 안전 관리 기술, 코리아세븐 AI 매출 예측 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이날 회의에는 신유열 부사장도 참석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는 신유열 부사장은 전날까지 'CES 2025'를 참관한 뒤 VCM 참석을 위해 이날 새벽 귀국했다.

신유열 부사장은 'CES 2025'에서 첨단 기술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점검하는 모습을 보였다. 롯데이노베이트 부스를 직접 챙긴 뒤 삼성전자와 LG전자, SK그룹, TCL, 소니 등 다수의 주요 기업 부스를 방문했다. 신유열 부사장의 'CES' 방문은 올해로 3년째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각 계열사 경영진에게 그룹 경영 방침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회의는 오후 6시까지 약 4시간 동안 진행된다. 경영진들은 대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앞으로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을 점검하는 데 공을 들일 전망이다. 현재 롯데그룹을 둘러싼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침체한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유통·식품 업계가 흔들리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세가 불안해지며 여타 사업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VCM에서는 지난해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재무·HR 등 경영 전반에 대한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회의에 참석한 각 계열사 경영진에게 그룹 경영 방침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한다. 재계는 비상상황인 점을 고려해 신동빈 회장이 다소 강한 어조로 쇄신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신년사에서도 "경제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 혁신 없이는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체질 개선을 통해 재도약 토대를 다져야 한다"고 강도 높은 쇄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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