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무안공항 사고 후속 조치로 항공권 무료 취소를 시행하면서 일부 여행객들 사이에서 기존 항공권을 취소한 뒤 가격을 비교해 '재예매'를 시도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고객 불안 해소를 위해 지난달 29일 이전 예매한 3월29일까지의 모든 노선 항공권에 대해 전액 환불을 제공하기로 했다. 환불 신청은 이달 31일까지 가능하다.
이에 여러 온라인 여행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기존 예약 항공권과 현재 항공권 시세를 비교하면서 재예매를 고려하고 있단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며칠 전에 조회했을 때는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는데 최근 다시 조회해보니 성인 두 명 기준 50만원을 아낄 수 있다"며 "당장 취소하고 동일 여정으로 재예매할 계획"이라는 글을 작성했다.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사고이후 부터 지난 3일까지 엿새간 제주항공을 이용해 출국한 여객수는 4만9839명으로 1년 전 동기 대비 15% 넘게 감소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제주항공 항공권 예약 취소 건수가 급증하면서 제주항공의 유동성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고객들에게 항공권을 판매하고 받은 선수금 규모는 약 2606억원으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최대 규모다. 선수금은 고객이 미리 결제한 항공권 대금으로 항공사의 중요한 유동성 자산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무료 취소 정책으로 인해 제주항공은 일시적인 수익 감소 압박에 직면했다.
특히 사고 직후인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단 하루 만에 약 6만8000건의 항공권이 취소됐다. 이달 말까지 취소 수수료 면제 기간이 이어짐에 따라 취소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제주항공 측은 단기적인 수익성보단 고객 신뢰 회복을 우선시한 것으로 판단된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