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과 고물가, 고환율 등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가성비 제품 대표 매장인 다이소에서는 전자기기가 인기를 끌면서 품귀 현상이 나타났고, 편의점 매대에도 저렴한 화장품이전자기기 속속 들어섰다. 이번 설 명절에도 가성비 제품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스1 | 2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다이소 자체 온라인몰인 ‘다이소몰’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약 250만명으로 그해 1월(160만명)보다 90만명 가까이 늘었다. 다이소 측은 2023년 말부터 확장한 뷰티 카테고리와 경기 불황형 소비 트렌드 영향으로 분석했다. 다이소에 입점한 가성비 화장품은 입소문을 타고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의 스킨케어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는 다이소에 들어오고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넘었다. 대체로 개당 1000∼5000원대 기초 화장품인데 10·20세대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고, 중장년층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저가 화장품 인기에 편의점 업계도 관련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CU는 지난해 9월 화장품 브랜드 엔젤루카와 함께 소용량 기초화장품 3종(세럼, 물광팩, 수분크림)을 출시했다. GS25도 톤업 크림과 선크림, 클렌징폼 등 가성비 기초화장품 6종의 가격을 1회 사용량(2㎖) 기준 6개입 3000원으로 선보였다. 편의점에서 파는 화장품은 휴대성이 높은 소용량 제품이 대부분인데 가성비 뷰티 시장으로 묶이면서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성능이 중요하게 여겨지던 IT 제품도 가성비 제품으로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애플의 ‘에어팟’을 본떠 다이소가 지난해 출시한 무선 이어폰 ‘다이팟’은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다이팟은 5000원으로 에어팟(10만∼30만원)의 20분의 1 수준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가격 대비 괜찮은 성능의 제품으로 소개되면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 납품업체가 제조한 C타입 케이블(2000∼3000원)도 품귀 현상을 빚었다. 삼성전자 정품 25W PD 충전기 절전형은 케이블 미포함 제품이 2만5300원, 케이블 포함 제품은 3만3000원이다. 다이소에서 충전기(5000원)와 케이블을 사면 1만원이 되지 않아 가격경쟁력이 높다. 그 외 LED 키보드(5000원), 맥스틸 유·무선 마우스(5000원) 등도 인기를 얻었다. 고가 제품보다 실용성과 가성비를 갖춘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다이소와 같은 가성비 판매점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설 연휴에도 가성비 소비 트렌드는 이어질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13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설 명절 소비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68.2%(복수응답)가 설 선물 구매 기준으로 ‘가성비’를 꼽았다. 이어 ‘받는 사람 취향’(33.1%), ‘건강 관련’(31.1%), ‘고급스러움’(22.0%), ‘디자인’(9.5%) 등 순이었다. 선물 구입 예산으로는 ‘20만∼29만원’(24.9%)이 가장 많았고, ‘1만~10만원’(23.0%), ‘11만~19만원’(19.7%), ‘30만~39만원’(12.5%), ‘40만~49만원’(6.9%)이 뒤를 이었다. 설 선물 개수는 3~4개가 45.9%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들은 최장 9일간의 황금연휴에도 지난 설보다 지출을 줄일 계획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1.6%는 지난해보다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지출을 늘리겠다는 답변은 22%에 그쳤다. 지출을 줄이는 이유로는 ‘지속되는 고물가’(58.9%·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경기 불황 지속’(36.7%), ‘가계부채 증가’(31.0%) 등 순이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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