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韓증시 '6일 휴장'에 해외 주식 투자자 겨냥
미성년자 가입 가능한 ELB 상품 출시도
| 국내 증권사들은 설 명절 기간 국내 증시가 휴장하는 가운데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위한 서비스와 상품 등에 주력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증권사들은 명절 때마다 서학개미 잡기에 주력해 왔다. 글로벌 데스크를 24시간 가동하고 해외주식 거래 시 각종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여는 곳도 연례행사처럼 이행한다. 이 와중에 을사년 첫 명절에는 만 19세 이하인 미성년 투자자에게 혜택을 주는 상품도 감지되면서 눈길을 끈다.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를 얻어 계좌를 개설하면 혜택을 주는 이벤트는 물론, 해외 주식 투자자를 위한 각종 이벤트나 미성년자도 가입이 가능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상품 등도 주목을 받는다. 먼저 LS증권은 이번 설 명절에 앞서 자사 홈 트레이딩시스템(HTS) '투혼 HTS'를 개편한 후 신규 고객을 위한 세뱃돈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미성년 자녀를 위한 '투혼 새싹 계좌 이벤트'는 이번 설 명절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병행한다. 투혼 새싹 계좌 이벤트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선보인 미성년자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자녀 새싹 계좌 만들기'의 연장선으로 설 명절 미성년 계좌 개설을 통해 미성년 투자 수요를 끌어모으겠다는 방침이다. LS증권 관계자는 "이번 디자인 및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편에 이어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능 개편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고객분들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 LS증권은 이번 명절 기간 HTS 서비스를 재편해 미성년 투자자를 포함한 해외주식 투자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LS증권 |
주식 외 상품인 ELB를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게 확대한 상품도 주목을 받는다. 명절과 서학개미를 겨냥한 상품은 아니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 22일 증권사 중 최초로 '상생 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에 선정해 주목받은 키움증권의 '사회초년생 전용 ELB'가 대표적이다. 사회초년생 전용 ELB는 주가 변동과 무관하게 만기 보유 시 연 5%의 수익을 지급하는 채권형 상품으로 혼인기간 7년 이내 신혼부부, 만 29세 이하 청년이나 군인, 사회초년생 등은 물론 미성년자도 가입할 수 있어 접근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는 "최근 주변에서 넘쳐나는 투자 성공담에 또래보다 자산증식에서 뒤쳐질지 조급해 하는 청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이들에게 차근차근 돈을 모아가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 상품 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엄주성 키움증권 사장(오른쪽부터)이 22일 서울 영등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제5회 상생·협력 금융신상품 우수사례 시상식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키움증권 |
이처럼 증권사들이 미성년 신규 고객 잡기에 주력한 배경으로는 최근 조사에서 미성년 투자자들의 보유 종목이 기존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내 주식에서 테슬라, 애플 등 해외 종목으로 바뀌면서 해외 주식 거래만 가능한 명절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보유한 미성년 투자자는 지난 14일 기준 4만1369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말 4만5198명에서 약 2년 만에 4000명가량 감소한 수치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소액주주 비중이 높은 카카오 역시 같은 기간 미성년 투자자의 보유량이 2000여명가량 줄었다. 반면 해외 종목을 보유한 미성년 투자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 주식 투자자의 가장 큰 선호를 받는 테슬라의 경우 미성년 보유자가 2022년 2465명에서 5700명으로 늘었고, 시가총액 1위 애플을 보유한 만 19세 이하 청소년도 4830명에서 7008명으로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성년 투자 수요는 만 19세 이하 청소년들의 주식 투자에 대한 인식이 과거보다 개선되면서 활발하게 늘어나고 있는 분야다. 단 계좌 개설이나 매수와 매도 주문 시 부모 동의를 얻어야 하는 특성상 자녀에게 주식을 사주는 부모의 입맛에 좌우되는 면이 있다. 과거 부모들이 삼성전자, 카카오 등 '국민주'를 교육이나 재테크 목적으로 자녀 계좌로 사줬다면, 국내 증시 침체 등 이유로 미국 주식이나 주식 외 다양한 상품을 사주는 추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