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회장, KT 대표와 금융혁신 협업 논의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은행 소속 금융AI센터 2개 신설
KB금융 플랫폼 MAU 3103만명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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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5'에 참석해 이목이 집중된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왼쪽에서 두 번째), 이창권 디지털·IT부문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이재근 글로벌 사업부문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MWC25 행사장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KB금융그룹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2025'에 참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금융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양 회장이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직접 발로 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KB금융그룹은 3000만명이 넘는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를 기록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양 회장이 생성형 AI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선도해달라고 주문한 만큼 올해 디지털 강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25에 참석해 SKT, KT, LG U+,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IBM 부스 등을 방문했다.
이번 MWC 참관은 국내 통신사들이 예고한 신기술과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로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혁신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상호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결정됐다.
특히 양 회장은 현장에서 김영섭 KT 대표와 만나 양사의 강점(금융·통신)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각 통신사의 최신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디지털 전환이 금융 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혁신 금융 서비스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또 양 회장은 모하마드 알리 IBM 수석 부사장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 자동화 모형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하고 효율화 및 성과 향상 방안에 대해 얘기했다.
양 회장과 함께 이재근·이창권 부문장도 MWC에 참석했다. 현재 이재근 부문장은 KB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고, KB국민카드 대표였던 이창권 부문장은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부문을 맡고 있다.
MWC에서 선보일 다양한 기술을 직접 보고 배워 KB금융그룹의 서비스나 각종 플랫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검토하는 차원에서 이번 현지 참관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양 회장은 AI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 개편에선 은행 소속으로 금융AI센터 2개를 신설하기도 했다.
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혁신도 강조하고 나섰다. 올해 신년사에서 양 회장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은 더 이상 우리의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우리의 상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사로부터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 함께 살아가고, 성장하는 공동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 회장은 "효율과 혁신을 통해 KB의 체력을 더욱 탄탄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MWC에 지주 부회장급인 두 부문장을 함께 보낸 것도 그룹 차원의 AI 강화에 나선 것으로 점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번 MWC25 참관을 통해 최신 통신 기술과 금융 서비스의 융합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며 "KB금융그룹은 앞으로도 통신·IT 기업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금융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 가운데 KB금융은 뚜렷한 디지털 관련 성과를 내고 있다. MAU는 한 달간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해당 플랫폼을 실제로 이용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KB금융의 그룹 플랫폼 MAU는 지난해 기준 3103만명으로 전년 2732만명보다 371만명 늘었다. KB스타뱅킹(은행) 1303만명, KB페이(카드) 818만명, M-able(증권) 191만명 등 금융 부문 플랫폼의 MAU는 2593만명으로 집계됐다.
비대면 전용상품 판매, 비금융 플랫폼 KB부동산과의 연계 등이 주요했다는 설명이다. 간편인증 서비스 'KB국민인증서'의 가입 고객 수가 2023년 말 1412만명에서 지난해 말 1552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금융 업무 전반에 걸쳐 290여개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31만 시간 이상의 RPA 가동을 통한 업무자동화를 수행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019년 'KB리브엠(LiivM)'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금융사 1호로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9년 4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된 후 같은 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금융권에선 비금융사업을 정식 부수 업무로 인정받은 첫 사례다. 은행법 상 등록된 사업 외 다른 사업은 할 수 없던 은행들은 이같은 규제 해소로 알뜰폰 사업에 자유롭게 진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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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지난해 11월 29일 국민은행 여의도 신관에서 진행된 '제6회 KB테크포럼 Beyond Exp'에서 축하인사를 하고 있다. /KB금융그룹 |
KB금융은 '생성형 AI 도입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은행권 최초로 도입하는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은 다양한 AI모델을 확보하고 활용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구축하는 데이터 관리 및 활용 인프라로 전 계열사의 효과적인 생성형 AI 비즈니스 적용을 위해 설계됐다.
이에 앞서 KB금융은 금융그룹 최초 각 계열사에서 수집된 마이데이터를 통합한 'KB고객데이터플랫폼'을 구축했다. 'KB고객데이터플랫폼'은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총 5개 마이데이터사업자의 금융 마이데이터를 계열사가 공동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분석 플랫폼이다.
KB금융은 표준화된 분류 체계로 통합된 그룹마이데이터와 고도화된 고객분석을 통해 고객별 니즈에 부합하는 맞춤형 상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양 회장은 지난해 11월 '제6회 KB테크포럼 Beyond Exp'를 통해 "이번 포럼이 AI·디지털 기술의 활용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금융생태계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협력과 성장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KB금융의 훌륭한 디지털 인재들이 지혜를 모아 '사람을 지향하는 기술',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생성형 AI'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선도하는 KB금융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KB금융 관계자는 "KB금융은 금융 비즈니스의 핵심 역할로 부상한 생성형 AI를 비롯한 최신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해 디지털 금융 생태계로의 변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