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0.75%포인트(75bp) 내려간 기준금리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가계부채를 각각 0.60%포인트, 1.53%포인트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가 강화 국면이란 점에서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은 13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이슈분석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 점검 및 시사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해 과거 평균적인 영향을 분석해보면, 지난해 10월 이후의 기준금리 75bp 인하는 올해와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을 각각 0.60%포인트, 1.53%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다만 이번 인하 국면에서는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국면에서는 금리 인하의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영향이 완화 국면의 3분의 2 수준 이하로 축소되는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거시건전성 정책 완화 국면에서 기준금리 75bp 인하가 가계대출과 주택가격(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각각 2.47%포인트, 2.91%포인트지만, 강화 국면에선 각각 1.83%포인트, 1.64%포인트로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규제 비율과 적용 범위 등을 고려한 거시건전성 정책 기조 지수가 3개월 이상 상승할 때를 강화 국면으로, 3개월 이상 하락할 때를 완화 국면으로 설정, 가계대출과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다.
향후 추가 금리 인하를 고려할 경우 신규주택 공급 감소 등과 맞물려 가계대출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날 수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의 가계부채 및 주택가격 영향은 금리 수준이 낮아질수록 비선형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 시의 가계대출 및 주택가격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 저금리하에서의 영향이 중금리 하에서보다 가계대출은 2.7배, 주택가격은 1.9배 정도 커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월별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가 4.8% 초과 시 고금리, 4.8% 이하 3.2% 초과 시 중금리, 3.2% 이하 시 저금리로 설정했다.

한편 세 차례의 금리 인하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금리 인하 영향이 높아진 환율 수준과 함께 국내 물가 상승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안정적 물가 흐름을 저해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거시계량모형을 이용해 과거 평균적인 영향을 분석해보면 지난해 10월 이후의 기준금리 75bp 인하는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을 각각 0.09%포인트, 0.20%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기조적 물가 지표가 2% 내외에서 안정된 가운데 성장세가 큰 폭으로 둔화한 데 따른 수요압력 약화가 물가 상방 압력을 상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환율 영향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기준금리 인하는 내외금리차 확대를 통해 환율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지만, 현재까지는 지난 세 차례 기준금리 인하가 환율 흐름에 미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이후 원·달러 환율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 미국의 경제정책 변화에 따른 달러화 지수 움직임 등에 더 크게 영향받아 변동됐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외환시장 경계감이 높은 상황에서 내외금리차에 대해 환율이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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