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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앞에 선 정의선, 관세보다 빠르게…현대차 31조 투자 선언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공동연단에 섰다.
한국 기업인 최초다.
연단 위에서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 한화 약 31조 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며 대대적인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진출 이후 단행한 역대 최대 규모 투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투자는 관세 효과를 입증하는 강력한 사례”라며 한껏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정 회장이 직접 밝힌 31조 원의 투자처는 미국의 핵심 산업과 맞닿아 있다.
루이지애나에 차량용 철강재를 생산하는 전기로 제철소를 새로 짓고, 조지아와 앨라배마 공장에 이어 연산 5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기지(메타플랜트 아메리카)도 본격 가동한다.

정 회장은 “철강부터 자동차 생산까지, 미국 내 생산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며 “현지 생산 120만 대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루이지애나 제철소엔 1300명을 신규 고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온 철강산업 보호, 제조업 부흥, 자국 우선주의와 맞닿아 있다.
트럼프는 “이런 투자가 곧 ‘관세의 힘’이다.
다른 나라들도 더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 외에도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기술 개발을 위한 협업도 대거 확대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웨이모, 모셔널, 슈퍼널 등 미국 기술기업과의 협력을 가속화하며 미래차 패권 경쟁에 대비한다.

또한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분야에도 눈을 돌렸다.
현대건설은 미국 미시간에 소형모듈원전(SMR)을 착공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텍사스 태양광 발전소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현대차의 이번 초대형 투자가 국내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다.
이미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팔아치운 170만 대 차량 중 약 60%는 한국에서 만든 차다.
그런데 현지 생산을 120만 대까지 끌어올린다는 건 국내 공장 생산량 감소, 일자리 축소, 부품사 연쇄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 계열사 현대제철 역시 생존 전략을 꺼냈다.
미국산 철강 외에는 무조건 25% 관세를 물리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작동한 가운데,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 제철소를 통해 미국 내 생산기지를 확보해 관세 리스크를 회피하려 한다.

정 회장의 백악관 깜짝 등판은 ‘트럼프식 밀월 전략’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현대차그룹은 미리 투자 카드로 호의를 샀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국 투자 확대가 과연 관세 면제라는 확실한 보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투자로 정치적 리스크를 피하려는 정공법이지만, 그에 따른 국내 산업의 출혈도 냉정히 따져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다른 국내 대기업들도 앞서 반도체·배터리 투자로 미국에 수십조 원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선제 투자와 트럼프 효과를 지켜보며 ‘미국發 투자 도미노’가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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