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임원 두자릿수 감축
LG화학 임원 총급여 8000만원 감액
![]() |
장기 불황에 신음하는 석유화학 업계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지난해 임원 수를 줄이고 보수를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울드타워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장기 불황에 신음하는 석유화학 업계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지난해 임원 수를 줄이고 보수를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비용을 최대한 아껴 적자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이다.
27일 한화솔루션이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화솔루션의 미등기 임원은 82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 102명보다 20명 줄었는데 이에 따라 임원 총보수 역시 321억원에서 지난해 254억원으로 급감했다. 2022년 121명에 달했던 한화솔루션 임원진은 2년 만에 39명이 감소했다.
3년 연속 적자를 낸 롯데케미칼도 임원 수를 줄였다. 지난 2023년 95명에 달했던 미등기임원 수가 지난해 말 78명으로 17명 줄었다. 2022년 기준 미등기 임원은 102명이었다. 약 2년 사이 임원 24명이 자리를 뺐다.
다른 계열사들과 비교하면 임원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롯데웰푸드는 52명에서 44명으로 8명이 줄었고, 롯데쇼핑은 81명에서 75명으로 6명이 감소했다. 롯데칠성도 32명에서 26명으로, 롯데하이마트도 11명에서 10명으로 임원 수를 줄였다. 롯데정밀화학은 15명에서 14명으로, 롯데렌탈은 16명에서 15명으로 각각 1명씩 감소했다.
화학 3사 중 지난해 유일하게 적자를 면한 LG화학은 임원 수를 5명 늘렸지만 임원 보수를 크게 삭감했다. 지난해 임원 1인당 평균 급여는 4억5300만원으로 2023년 5억3300만원보다 8000만원 줄었다. LG화학이 임원진에 지급한 총급여도 덩달아 줄었다. 2023년 616억원에서 지난해 527억원으로 89억원이나 감소했다.
![]() |
장기 불황에 신음하는 석유화학 업계가 보릿고개를 넘기 위해 지난해 임원 수를 줄이고 보수를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를 찾은 참관객들이 LG화학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직원 수도 줄었다. 지난해 LG화학 직원 수는 1만3857명으로 1년 전 1만4470명 대비 613명 줄었다. 사업부 중 석유화학 부문 직원은 1년 만에 363명이 줄어든 6161명으로 나타났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직원 수도 4764명으로 1년 전 4958명 대비 194명 줄었다. 같은 기간 한화솔루션도 94명 줄어든 5910명으로 나타났다.
화학 3사가 나란히 허리띠를 졸라매고 나선 것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고 있어서다. 비용 절감과 조직 슬림화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많게는 수천억원 적자를 내는 등 극한 상황에 몰리면서 최후의 카드로 인건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영업이익과 직결되는 인건비를 줄인다면 적자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임원은 각종 부대비용이 필요한 만큼 숫자를 줄이고 보수를 삭감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고 있다.
국내 화학 3사는 비용 절감을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LG화학은 양극재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 처음 참가해 '전구체 프리 양극재'를 선보이기도 했다.
롯데케미칼은 포트폴리오 고도화 작업을 통해 현재 66% 수준의 기초소재 비중을 2030년에는 30%까지 낮춰 스페셜티가 중심이 되는 사업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미 배터리 소재와 수소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화솔루션은 큐셀 부문에서 북미 수요가 커지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