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달리 주택, 농가 화재보험 가입률도 저조
산림은 보험 대상 아냐...“국가 손실로 처리”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원예시설, 과수원 등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경지가 전소되는 등 피해를 입고도 보상처리를 할 수 없는 농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번 산불 사태와 관련해 접수된 보험 청구는 한 회사에서만 전날까지 최소 300여건에 달한다.
산불로 인한 피해 뿐 아니라 강풍으로 인한 주택, 비닐하우스 파손 등 풍재 피해도 상당수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 |
28일 경북 의성군 점곡면 윤암리 한 마늘밭 인근 비탈이 산불에 검게 탄 가운데 농민들이 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산불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보장받을 수 있는 보험은 크게 화재보험, 재산종합보험, 농작물재해보험이 있다.
이 중 농작물재해보험은 현재 NH농협손해보험에서만 취급한다.
정부가 보험료 일부를 보조하는 정책성 상품인데도 지난해 기준 가입률은 약 54%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농가는 전소 등의 피해를 입어도 보상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농작물재해보험 청구 건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접 관리,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이날 산불이 진화된만큼 본격적으로 신청이 접수되면 피해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 |
지난 27일 화마가 온 마을을 삼켜 쑥대밭이 된 안동 임하면. 한 농민이 불에 타 녹아버린 농기계를 보고 망연자실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밖에도 불길로 인해 사망하거나 이에 준하는 부상을 입었을 경우 종신보험, 건강보험, 실손 보험 등을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자동차가 불에 탔다면 자동차보험의 자차담보 특약을 통해 피해 정도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된다.
이번 불로 축구장 6만3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의 국토가 잿더미로 변했다.
이번 산불 기간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곳에서는 24명이 사망했다.
주택 등 시설 2412곳이 불에 타고, 의성·안동 등지 주민 6322명이 실내체육관 등 인근 대피소에서 임시 거주 중이다.
![]() |
28일 경북 의성군 점곡면 윤암리 한 마늘밭 인근 비탈이 산불에 검게 탄 가운데 농민들이 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할 경우 일부 피해에 대해서는 공적 보상도 가능하다.
‘자연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기준’에 따르면 전파된 주택은 2000만~3600만원, 반파된 주택은 1000만~18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재난피해액이 일정액 이상이면 해당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정부에서 복구비를 추가 지원한다.
그러나 임야 등 산림 피해는 보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산림은 보험 대상이 아니다.
민간 보험사에서 위험평가를 할 수 없고, 국가 손실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세계일보(www.segye.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