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으로 ‘5억’이나 벌었다고요? 어떻게?”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02 16:10:26

한국은행, 5만원권 1800장 발행…5억원 가량의 수익 올려
9000만원 가치 가진 화폐 통해 5배 넘는 금액 벌어들인 셈
“수집가들 사이에서 숫자, 고유성에 대한 선호 강하게 작용”

한국은행이 5만원권 1800장을 발행해 약 5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이는 총 9000만원의 가치를 가진 화폐를 통해 5배가 넘는 금액을 벌어들인 것이다.

뉴스1

특히 5만원권 2장(10만원)이 12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는 빠른 번호로 시작하는 연결권을 경매에 부친 결과다.

2일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5만원권 연결형 은행권’의 빠른 기번호 경매를 진행한 결과, 총 900세트(1세트=2장)를 판매해 4억6611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한은은 5만원권 2장을 절단하지 않고 연결한 ‘연결형 은행권’을 출시하면서, 상단 일련번호가 101번부터 1000번까지(AA9000101A~AA9001000A)인 빠른 번호 연결권을 대상으로 온라인 경매를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진행된 첫 경매는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고, 결국 한 차례 연기됐다.
이후 11월에 재개된 경매에서도 수집가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것은 101번이 찍힌 연결권(AA9000101A)으로, 1200만원에 판매됐다.
이는 액면가 10만원의 12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뒤이어 103번은 410만원, 107번은 360만원, 105번과 106번은 각각 320만원에 거래됐다.

두 세트(4장)를 한 번에 경매한 회차에서는 999~1000번 연결권(20만원)이 840만원에 낙찰됐다.
이밖에도 △899~900번이 521만원 △111~112번이 501만원 △777~778번이 442만원에 판매되는 등 수집가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이번 경매는 5만원권 연결권이 처음 출시되면서 진행된 것으로, 앞서 1만원권과 5000원권 연결권 경매에서도 나타난 수집가들의 높은 관심이 그대로 이어졌다.

한국은행은 경매를 통해 얻은 수익에서 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중 2억원은 최근 발생한 대규모 산불 피해 지역을 돕기 위해 사용됐다.
나머지 약 2억6611만원은 저소득층 및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를 통해 전달된다.

조폐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전문가들은 이번 경매가 화폐의 가치를 단순한 ‘통화’의 개념을 넘어, 수집 및 투자 대상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5만원권의 경우 일정한 일련번호를 가진 화폐가 급격히 가치가 상승한 것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숫자와 고유성에 대한 선호가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연결형 은행권은 단순한 지폐를 넘어 하나의 희소성을 지닌 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시장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