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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나라살림 적자 100조 돌파… 美 관세충격에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 [한강로 경제브리핑]

◆작년 ‘나라살림’ 적자 100조원 넘겨

실질적인 나라살림 수준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지난해 1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4%를 넘어 재정당국이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재정준칙 기준(GDP 대비 3% 이내)을 크게 초과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한 관계자가 5만원권을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8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한 ‘2024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입은 594조5000억원으로 본예산(612조2000억원)보다 17조7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국세수입(336조5000억원)이 정부 예상보다 30조8000억원 적게 걷히면서 총수입 감소를 이끌었다.
총지출도 638조원으로 본예산 대비 18조6000억원 감소했다.


정부가 총지출을 계획보다 19조원 가까이 줄였음에도 재정수지는 악화됐다.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사회보장성기금(61조2000억원)을 추가로 차감,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4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역시 4.1%로 정부가 예상한 본예산(3.6%) 대비 0.5%포인트 나빠졌다.

재정수지가 악화한 건 2023년(56조4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30조원이 넘는 대규모 세수펑크가 발생한 탓이다.
국세수입도 2022년 395조9000억원, 2023년 344조1000억원, 지난해 336조5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세수가 크게 준 데는 윤석열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 법인세 부진이 영향이 미쳤다.
지난해 국가채무는 1175조2000억원으로 본예산(1195조8000억원) 대비 20조5000억원 감소했다.


◆미국발 관세전쟁에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불안한 물가

‘미국발 관세충격’으로 향후 물가 경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2% 안팎이지만, 글로벌 통상 전쟁 우려 속에 원화 가치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겨 전체 물가 오름세가 커질 수 있어서다.
8일 원·달러 환율은 1473.2원(주간거래 기준)까지 치솟으며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13일(1483.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2월(2.0%)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문제는 고환율 현상이 지속되면서 향후 물가가 예상보다 더 크게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만 해도 달러당 1334.82원이었던 환율은 불법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12월 1434.42원까지 올랐다.
올해 1월엔 전년 동월 대비 10.0%(월평균) 올랐고, 2월과 3월에도 각각 8.5%, 9.5% 상승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은 환율 불안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실제 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7원 오른 1467.8원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고, 8일엔 1473.2원까지 뛰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이 미국발 관세 전쟁에 대응해 위안화를 절하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경우 위안화 동조 성향이 강한 원화가 추가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불안 요소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원자재 가격이 올라 기업 부담이 늘고, 수입제품의 가격이 상승한다.
이는 국내 전체 물가를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치적 혼란기를 틈타 식품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는 것도 물가엔 악재다.
전문가들은 관세충격으로 물가의 불확실성이 짙어진 만큼 정부의 정책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자도 못 갚는 기업·가계 급증...깡통대출 4조 돌파

은행이 대출을 내주고 원금은커녕 이자도 받지 못하는 무수익 여신, 이른바 ‘깡통 대출’이 4조원을 넘어섰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무수익 여신 잔액은 총 4조3736억원으로 전년 말(3조5208억원) 대비 8529억원(24.2%) 증가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된 4대 은행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무수익 여신은 90일(3개월) 이상 연체가 이뤄진 대출과 법정관리, 부도업체에 대한 대출로 이자 수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아 ‘깡통 대출’로 불린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이 1조19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267억원(55.5%)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국민은행(9231억원)의 무수익 여신이 전년 대비 23.1% 늘어 증가 폭이 두 번째로 컸다.
우리은행(6246억원)은 전년 대비 18.1%, 하나은행(9909억원)은 전년 대비 14.2% 각각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전년 대비 5.6% 늘어난 6401억원으로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차주별로는 기업과 가계 모두 무수익 여신이 늘었다.

5대 은행의 기업 무수익 여신은 3조411억원으로 전년(2조4549억원) 대비 5862억원(23.8%) 늘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 국내 경기 둔화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 상호관세 부과 등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가 커질 경우 대출 부실화 위험도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가계 무수익 여신도 1조2545억원으로 1년 전(9959억원)보다 2586억원(26%)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가계 무수익 여신도 함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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