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취업자 증가했지만… 청년층, 제조·건설업 ‘고용한파’ 계속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4-09 09:22:10

통계청, ‘3월 고용동향’ 발표

3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약 20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년층(15~29세) 취업률이 1.4%포인트 하락하고, 제조업과 건설업 고용시장의 부진이 확대되는 등 ‘고용한파’는 계속됐다.

지난 8일 부산에서 열린 공공기관 채용설명회서 줄지어 입장을 기다리는 취업준비생들. 연합뉴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58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9만3000명 늘었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일자리사업 일시종료 등의 영향으로 5만2000명 감소했다가 올해 1월 13만5000명 늘어난 뒤 3월까지 3개월째 10만명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고용 위축이 계속됐다.
건설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보다 18만5000명 급감하면서 2013년 관계통계 집계 이후로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11개월 마이너스를 이어가면서 최장기간 감소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건설업 부진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도 작년 동월보다 11만2000명 줄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11월(-11만3000명) 이후 4년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취업자 규모가 400만명을 넘는 제조업은 우리나라 고용시장을 지탱하는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올해 들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미국발 ‘관세 충격’까지 이어진다면 제조업 일자리 한파가 더 혹독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는 이날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제조업 등 수출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21만2천명),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8만7천명), 금융·보험업(6만 5천명) 등에서는 취업자가 증가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연령대별로는 노년층이 고용시장을 이끌었다.
취업자는 60세 이상에서 36만5000명 증가했다.
30대도 10만9000명 늘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20만6000명 감소했다.
인구 감소 효과를 감안한 고용률 역시 청년층은 44.5%로 집계돼 작년 동월보다 1.4%포인트 낮아졌다.
같은달 기준 2021년 3월(43.3%) 이후 최저치다.
특히 청년층 중 핵심 연령층이라고 할 수 있는 20대 후반의 고용률(71.5%) 역시 1.3%포인트 하락했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 고용률이 낮은 이유는 20대 초반은 학교에 다니는 등 이유로 비경제활동인구가 많기 때문”이고 했다.

실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2만6000명 증가한 91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1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4만명 감소했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7만10000명 늘었다.
특히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5만2000명 늘어난 45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2003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3월 기준 가장 큰 규모다.

기획재정부는 “건설업·제조업·도소매업 등 주요업종의 고용 감소세 및 청년·소상공인 등 고용 취약계층의 어려움도 지속되는 모습”이라면서 “미국발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통상 리스크가 확대되며 제조업 및 연관산업고용 창출여력에 추가 하방요인으로 작용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