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인민군 부대의 합동 타격훈련을 지도했다.
다만 도발적인 대남·대미 메시지가 없었고 훈련의 규모도 크지 않았다.
주민들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군의 사기를 진작하는 정도로, 대·내외적 정세를 관리하려는 차원의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29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2월 28일 인민군 부대들의 합동타격 훈련을 지도하시였다"면서 "훈련은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들의 기동과 화력타격 능력을 판정하고 군종 합동타격의 지휘를 숙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감시소에서 직접 훈련을 참관하고 지도했으며,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도 현장에서 훈련을 참관했다.
북한군은 원산 일대에서 이번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군종(군별) 훈련을 끝내고 합동타격훈련을 시행하는데, 김 위원장이 지도한 현장도 이러한 훈련으로 보인다.

통신은 "영도자 동지를 조선 인민군 지휘성원들과 훈련에 참가한 대연합부대 지휘 성원들이 맞이했다"면서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장병들이 훈련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언제 어느 시각에 명령이 하달되어도 즉시 전투에 진입할 수 있게 만반의 태세를 갖춘 군종부대들과 전선과 동부지구 방어부대들의 전투력에 감탄을 표시하시면서 훈련에 참가한 전체 인민군 군인들에게 전투적 인사를 보내시고 최고사령관의 특별감사를 주셨다"고 전했다.

또 김 위원장이 "당의 부름에 무한히 충실한 인민군대가 자기의 전투력을 끊임없이 강화하여 주체의 혁명 위업과 사회주의의 승리적 전진을 불패의 군력으로 확고히 담보해나가리라는 굳은 확신을 표명하시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2월 16일) 78주년을 맞아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지난 16일 전한 지 13일 만(보도날짜 기준)이다.

김 위원장은 중국에서 발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제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말부터 공개활동을 자제해왔다.

코로나19에도 이번 훈련을 김 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실시한 것은 북한 내 전염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훈련과 관련해) 보도 내용이나 훈련 내용이 과거 동계국가급종합평가훈련과 비교해 자극적인 표현이 없고 규모도 적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이번 훈련의 수위를 조절했으나, 이를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신호로 읽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경제중심 정면돌파전을 지지하는 자위력 차원의 군사훈련을 통해, 인민들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군 사기를 진작하면서도 경제총력노선에 지장이 가지 않을 정도로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상황관리의 의도"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타격훈련의 현지지도에서 대남·대미 자극적인 표현이 없는 것은 동계훈련을 계기로 군사적 정면돌파 의지를 보여주면서도, 선제적 무력시위보다 상황관리에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됨에 따라 연합훈련에 대응하는 성격의 합동타격 훈련을 앞당겨 시행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북한은 창군 85주년이었던 지난 2017년 4월 25일 김 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 합동타격훈련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