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홍콩 정부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반려견(포메라니안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반려동물에게도 마스크를 씌워야 하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콩 농수산보호부(AFCD)는 지난 4일(현지 시각) 포메라니안종 반려견에 대해 몇 차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행한 결과 모두 약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부터 홍콩에서는 모든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반려동물을 14일간 격리하는 조처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사례를 검토한 대학 소속 전문가와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사람과 동물 간 전파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AFCD가 전했다.
다만 감염된 반려견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봤으나 이번 사례가 발생한 이후 WHO 측은 "해당 애완견이 코로나19에 실제로 감염된 것인지, 아니면 바이러스에 오염된 표면에 접촉해 바이러스가 묻은 것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홍콩 당국 등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로 반려인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실 반려동물 감염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이미 전 세계 많은 반려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감염 예방을 위해 반려동물에게 마스크를 씌워왔다.
미국 반려견 마스크 업체 K9 마스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출이 300% 급증했고,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도 반려견 마스크 판매량이 10배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1월17일부터 2월 2일 까지 반려견 마스크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800% 이상 폭증했다고 G마켓은 밝혔다.

그런데 반려동물에게 마스크가 꼭 필요한 걸까? 홍콩 동물방지협회의(SPCA) 수석 수의사 제인 그레이는 "반려동물 마스크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동물들에게 스트레스만 될 뿐이다"고 말했다.
그는 "개와 고양이가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계 질환을 일으키지 않는다"며 "마스크를 씌우는 대신 반려견을 산책시킨 후에는 발바닥을 소독용 물수건으로 닦아주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반려동물을 예방 차원에서 격리 조치하는 것이지, 일반 반려인들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