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제7의 봉인(1957)’, ‘엑소시스트(1973)’, ‘제국의 종말(1980)’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프랑스 배우 막스 폰 시도우가 지난 8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1세. 할리우드 매체 데드라인 등은 9일 비보와 함께 그의 가족들이 끝없는 슬픔에 잠겼다고 전했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폰 시도우는 지난 65년 동안 스크린과 텔레비전을 오가며 활동한 베테랑 예술인이다.
세계적인 거장 잉마르 베르히만(1918~2007)을 만나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했다.
‘제7의 봉인’에서 죽음의 신과 체스를 두는 기사 블로크, ‘산딸기(1957)’에서 환한 미소를 띤 자동차 수리공 헨리크, 처녀의 샘(1960)’에서 딸의 복수를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아버지 토레 등을 실감나게 표현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60년대 중반부터 미국과 유럽 활동을 병행했다.
할리우드에서는 남다른 개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조지 스티븐스(1904~1975) 감독의 ‘최고의 이야기(1965)’에서 그린 예수가 대표적인 예다.
스웨덴에서는 감각적인 표현으로 베르히만 감독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했다.
‘겨울 빛(1963)’에서 정신 불안에 시달리다 자살하는 퍼슨, ‘늑대의 시간(1968)’에서 내면의 광기와 분노를 분출하는 보리 등이다.
국내에서는 ‘엑소시스트(1973)’의 메린 신부로 널리 알려졌다.
특히 어린 레건(린다 블레어)에게서 악령을 내쫓으려고 분투하는 모습은 아직도 회자된다.
폰 시도우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도 단골손님이었다.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1983)’에서 악당 브록펠드, ‘져지 드레드(1995)’에서 선임판사 파고,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서 프리크라임 감독 버제스, ‘러시 아워 3(2007)’에서 바든 레이나드 등을 연기했다.
그는 1989년 ‘정복자 펠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2012년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으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다.
노년에도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쿠르크스(2018)’, 드라마 ‘왕좌의 게임(2016)’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혼을 불태웠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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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눈까마귀 할아버지 돌아가셨군요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