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2' 출시에도 불구하고 올해 5G 가입자가 연내 1200만명을 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공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5G 누적 가입자 수는 924만8865명이다.
1000만 가입자 달성을 눈앞에 뒀지만, 현재 추세대로 라면 당초 이동통신 3사가 제시한 연내 1200만 목표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9월 5G 가입자는 전월 대비 59만643명 증가했다.
올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던 8월 5G 순증 가입자 80만1017명보다 적은 수치다.
갤럭시노트20 등 5G 주력 단말 신제품 출시 효과가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아이폰12 프로

지난해 연말부터 정체됐던 5G 가입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상용화 초기에는 통신사들의 초기 가입자 확보를 위한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면서 월별 5G 순증 가입자는 지난해 7, 8월 70만~80만명 선까지 올랐다.
하지만 5G 품질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고 '아이폰11' 시리즈가 LTE폰으로 출시되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올해 연초에는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월 단위 5G 순증 가입자가 30만명대까지 떨어졌다.
결국 이통 3사는 1분기 실적발표 통해 기존 5G 가입자 목표치인 1700만을 1200만~1350만명 수준으로 낮췄다.

이후 통신사들과 삼성전자가 보조금을 늘리고 중저가대 5G폰이 출시되면서 3월부터 꾸준히 50만명 내외의 증가 폭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이를 따르면 연내 1200만 달성은 힘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10월 30일 국내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애플이 내놓은 첫 5G 아이폰으로 이른바 5G '슈퍼사이클(교체 대주기)'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23일부터 일주일간 진행된 이통 3사의 아이폰12 사전 예약 판매량은 총 40~50만대로 추산된다.
출시 첫날 개통량은 약 10만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작 아이폰11보다 약 30% 증가한 수치다.
이에 10월 기준 누적 5G 가입자 1000만명 돌파에 대한 기대도 나온다.
또 30일 출시된 '아이폰12', '아이폰12 프로' 외에도 '아이폰12 미니', '아이폰12 프로 맥스'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를 달성해도 산술적으로 11월, 12월 각각 100만 순증 가입자를 기록해야 1200만 가입자 달성이 가능하다.
월간 5G 순증 가입자 100만은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한번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이다.

5G에 대한 품질 불만은 이통 3사가 넘어야 할 산이다.
5G 가입자들은 좁은 커버리지와 망 불안정성으로 인한 간헐적인 연결 끊김 문제, 배터리 소모 증가 등의 문제를 지속해서 호소하고 있다.
지난 10월 21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5G 품질 및 비싼 요금제 등에 대한 질타가 쏟아져 나왔다.
이른바 ‘진짜 5G’라 불리는 28GHz 대역의 한계를 명확히 하지 않고 마케팅에 이용한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품질 논란에 이통사 5G폰으로도 LTE 요금제 가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 5G 자급제폰에 한해 LTE 요금제 가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통신사를 통해 출시되는 5G 단말로는 LTE 서비스 개통이 안 된다.
이에 대해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종합감사에서 “5G폰으로도 LTE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도록 이통사와 적극적으로 협의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만약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 경우 5G 가입자 증가폭은 대폭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이통사의 5G 인프라 투자는 5G 가입자를 전제로 이뤄졌는데 이통사 5G 단말의 LTE 가입을 허용할 경우 망 투자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