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를 찾는 환자 중 ‘무릎질환’으로 내원하는 사례가 많다.
무릎은 우리 몸에서 가장 많은 충격을 흡수, 완충하는 지지대 역할을 한다.
이같은 완충 작용을 하는 게 ‘연골’이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내구성이 줄어든다는 것.
무릎이 아프기 시작하면 자유로운 움직임이 어려워지면서 삶의 질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무릎 질환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주현 수원 S서울병원 정형외과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무릎질환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원인은.
“대개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문제’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무릎 연골은 탄력이 있는 조직으로 관절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외부 충격으로부터 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노화’다.
점점 연골이 닳기 시작한다.
연골은 500원짜리 동전의 두께 정도로 얇은데, 손상되기 시작하면 통증과 염증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으로 이어진다.
”
-무릎 연골, 유독 빨리 닳는 것 같다.
“우리가 평생 써야 할 무릎관절 연골의 두께는 약 3~8mm 수준이다.
그럼에도 부하·자극을 많이 받는다.
연골도 빨리 닳고 염증이 나타나기 쉽다.
한 사람이 하루 동안 걷고 구부리는 동작은 약 1만~10만회를 반복한다고 알려졌다.
연골이 마모될수록 연골이 보호하던 무릎뼈가 드러나고, 움직일 때마다 뼈끼리 부딪치면서 통증이 발생한다.
문제는 닳기 시작한 연골이 재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뼈는 부러진 뒤 붙으면서 정상 기능을 한다.
하지만 한 번 손상된 연골이 자연적으로 재생하지 못한다.
조직 재생을 돕는 혈관도 없다.
이렇다보니 척추질환과 함께 정형외과 내원 환자의 다수를 차지한다.
어떻게 보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피할 수 없는’ 노화 현상 중의 하나인 셈이다.
”
-치료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연골이나 뼈의 상태가 아직 좋으면 최대한 자신의 무릎을 활용할 수 있도록 비수술적 치료에 나선다.
주사와 절개 없는 시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미 많이 노화된 상태라면 인공관절 삽입술이 불가피하다.
안타깝게도 퇴행성 관절염은 일시적인 질환이 아니다.
한번 진행되기 시작하면 노화와 함께 증상도 심해진다.
무릎관절염의 치료목표는 결국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며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
-무릎 연골을 아끼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그 어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늘 환자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이 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라고 본다.
관절이 받는 부하가 커지지 않도록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게 기본이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하다면 정상 체중 범위로 돌아오도록 신경쓸 필요가 있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조절하고, 야식을 끊는 것부터 시작해보라. 체중을 1kg만 줄여도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은 5kg가 덜어진다.
이때 연골이 손상되는 속도도 감소한다.
‘좌식생활’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쪼그려 앉아서 가사노동이나 일을 하거나 농사를 돕는 어르신들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될 수 있으면 의자·침대 등에 다리를 내리고 바른 자세로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을 들여야 무릎연골이 받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젊은층도 양반자세를 피하는 게 좋다.
이와 함께 ‘내려올 때’를 조심해야 한다.
근력 증진을 위해 등산이나 계단 오르기에 나서는 분이 많다.
이때 올라가는 것은 좋지만, 내려올 때에는 반드시 스틱을 사용해 체중을 분산시키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를 활용해 부담을 줄여야 한다.
만약 내려가는 동작에서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형외과를 내원해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이처럼 젊을 때부터 최대한 연골을 아껴써야 퇴행성 관절염 발병을 늦출 수 있다.
”
-잘못 알려진 무릎 관절 관리법이 있다면.
“요즘에는 ‘운동’이 건강관리의 기본이자 상식처럼 여겨지는 추세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환자 중에는 너무 많이 운동하는 게 의외의 문제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체력을 과신하거나 주변 사람의 운동량과 비교해 무리하는 게 문제다.
진료실에서 ‘1만보를 걸었다, 2만보·3만보까지 걷는데 왜 아프냐’ 이렇게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
무릎이 자극받아 아플 수밖에 없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량을 찾아 서서히 늘려가는 식으로 운동해야 한다.
가벼운 걷기, 수중 운동, 사이클링 등을 추천한다.
”
-기억에 남는 환자는.
“이주영 철인3종경기 선수다.
무릎관절염은 아니지만, 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하고 있지만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철인 3종 경기를 세 번이나 완주했다.
일반 의족만으로 철인 3종 경기를 완주한 최초의 선수다.
경기에 출전하기 전, 이 선수는 운동에 대한 의지가 컸다.
다만 운동에 나서려면 기존에 수술했던 부위의 절단면을 다듬어 의족이 더 수월하게 맞도록 조치해야 했다.
여러 의료기관을 다니다 수술을 거절받고 결국 내게 찾아왔다.
이주영 선수의 강한 의지에 감화돼 ‘치료에 나서보자’며 치료계획을 세웠다.
3~4차례 수술을 거쳐 절단면과 의족이 잘 맞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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