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동안 줄어들었던 호흡기 질환 환자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마스크 착용율이 떨어지고 개인 위생 관리에도 소홀해진 데다 수시로 미세먼지까지 찾아오며 호흡기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다.
특히 올해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이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독감 등 감기처럼 보이지만 훨씬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이 유행하고 있어 가정에 영, 유아나 어린이, 65세 이상의 고령층, 호흡기계나 심혈관계, 천식 등 기저질환 환자가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RSV 감염증은 주로 0~6세 영유아에게 흔한 호흡기 질환이다.
기침, 콧물, 재채기, 미열 등의 증상이 감기와 유사하기 때문에 오인하기 쉽지만 제 때 치료하지 못하면 급성세기관지염, 폐렴 등 합병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신속하게 병원을 찾아야 한다.
호흡곤란 등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증상에 따라 적절히 약물 치료를 진행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휴식하는 것만으로 1~2주 안에 호전될 수 있다.
RSV감염증처럼 어린이 환자가 많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세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기 때문에 초기에 빠르게 치료하지 않으면 주요 증상이 오래 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감기 증상이 나타나 3~4일 내에 호전되지 않는다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상당히 드문 일이지만 어린 아이들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때문에 뇌염에 걸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독감은 해마다 유행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건강한 성인조차 안심할 수 없는 질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감이라는 명칭 때문에 감기와 유사하다고 착각해 독감의 위험성을 간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독감에 걸리면 38도 이상의 고열과 심한 두통, 오한, 근육통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며 어린 아이들은 설사나 구토 등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3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므로 발생 후 48시간 안에 항바이러스제 등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는 질환은 아니지만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도 환자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준다.
특히 천식의 경우에는 미세먼지 등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갑작스럽게 천식 발작이 발생해 호흡 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다 하더라도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손으로 코나 입 주변을 만지지 말고 귀가 후 즉시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겨울철에는 대기가 건조해 호흡기 점막이 마르기 쉬우므로 가습기를 이용해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고 물을 자주 섭취해야 한다.
독감의 경우, 미리 예방접종을 진행하여 증상을 경감하거나 감염을 예방할 수도 있다.
강규근 의정부 강앤강내과 원장은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감기라고 생각해 방치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증상이 오래 지속되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기초 체력이 약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고령층, 영유아, 만성 호흡기 질환 환자 등은 감기조차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증상을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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