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한 차례 시기를 늦춘 BBQ가 또다시 계획을 연기했다.
BBQ를 운영 중인 제너시스BBQ는 치킨 가격 인상 날짜를 다음 달 4일로 늦춘다고 31일 밝혔다.
 | | BBQ 황금올리브치킨. BBQ 제공 |
애초 BBQ는 이날부터 황금올리브치킨과 황금올리브치킨콤보 등 주요 제품 가격을 3000원 올릴 예정이었다.
2022년 5월 가격 인상 이후 2년 만이다.
앞서 BBQ는 올리브유 등 원·부재료 가격과 최저임금, 임차료, 가스·전기료 상승, 배달 앱 중개 수수료와 배달 라이더 비용 급등 등으로 가맹점 수익성이 악화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BBQ는 “가격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5월 31일 적용 예정이던 권장소비자가격 조정 정책의 시행 시점을 6월4일로 유예한다”고 밝혔다.
치킨 가격을 이달 23일부터 올린다고 발표했다가 이를 31일로 8일간 늦춘데 이어 인상 시기를 닷새 더 연기한 것이다.
식품업체나 외식업체가 가격을 인상한다고 했다가 계획을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BBQ가 가격 인상을 두 차례나 미룬 것은 물가 안정에 대한 정부의 요청과 소비자단체의 반발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을 생각해 가격 인상을 늦춰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전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주요 재료인 닭고기(육계) 시세가 하락했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10여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협의회는 “한국육계협회의 육계(9∼10호) 시세는 작년 평균 4403원에서 올해 1∼5월 3771원으로 평균 14.4% 하락했다”며 “주요 원재료인 닭 시세는 하락하고 있는데 기타 원·부재료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다는 것은 업체의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맹본부는 가맹점과의 상생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가 방문 포장할 경우 제품가격을 대폭 낮추는 등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BBQ 가격 인상 계획이 계속 바뀌자 일부 소비자와 BBQ 가맹점주는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한 BBQ 점주는 “결정된 게 자꾸 뒤집어지니 황당하고 어이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경력 20년이 넘는 한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까지 연기한 사례는 내 기억에는 없다”며 “자유시장경제에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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