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7일 온라인 브리핑
한국적 AI, 상반기 상용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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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 25일 KT 광화문 사옥에서 만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KT |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은행 대출 심사 등 산업 업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실무에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KT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국내 환경에 특화된 '한국적 AI'를 기반으로, 금융 등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올해 상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KT는 27일 한국적 AI와 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Secure Public Cloud)에 대한 기자 대상 온라인 브리핑을 열었다.
KT는 MS와 함께 GPT-4o를 기반으로 한 커스텀 모델, 이른바 '한국적 AI'를 개발하고 있다. 단순히 한국어를 잘 다루는 수준을 넘어,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정서를 이해하고 국내 제도·규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AI다.
한국 사회의 역사와 문화적 맥락을 반영해, 일상과 비즈니스 환경 모두에서 유용하고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한국형 AI는 각 산업의 니즈(needs)에 맞춰 AI 에이전트 형태로 구현된다. 한국적 AI는 기반 기술이고, 에이전트는 그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실행 단위인 셈이다.
KT 관계자는 "한국적 AI를 기반으로 고객사 등에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만들어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로는 금융권 대출 심사 업무가 있다. KT는 대출 심사 전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개발 중이다. 이 시스템은 대출 신청부터 신용 평가, 리포트 작성, 결과 통보까지 단계별로 특화된 에이전트가 투입되는 구조다.
각 에이전트는 고유한 역할을 수행하며, 일부 단계에서는 AI와 사람이 함께 결과를 검토한다. 오픈AI 기술 기반의 심층 평가, 마이크로소프트 AI Foundry 프레임워크, Advanced RAG 기술 등이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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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KT AI 리드(사진)가 'AI 투어 인 서울'에서 GPT-4o 기반 커스텀 모델을 활용한 Autonomous Agent의 산업계 적용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KT |
KT가 한국적 AI를 개발한 이유는 산업별 업무에 특화된 AI 활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훈동 KT AI 리드는 "오픈AI의 '챗GPT' 같은 제너럴 AI는 굉장히 똑똑하지만, 복잡한 산업 업무에 바로 투입되긴 어렵다"며 "그 산업에 맞는 약관이나 규정 같은 도메인 지식을 AI에 주입해야 한다. 또 단순히 약관만 읽혀준다고 현업에서 똑똑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 비즈니스 로직과 규칙, 판단 기준이 함께 연결돼야 실제 업무에서 제대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때는 무작정 정확도만을 올릴 수 없다. 성능과 비용의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모델 최적화 과정에서 튜닝이 고도화될수록 정확도는 높아지지만, 비용 역시 커진다. 아무리 정확하더라도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AI 에이전트는 업무에 적용할 수 없다. KT 관계자는 "복수 에이전트를 준비하고, 그 복수 에이전트의 코디네이션을 위한 별도 슈퍼 에이전트도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효율적으로 AI 에이전트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깨끗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한 모델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튜닝 과정에서 오픈 소스 모델은 어느 순간 갑자기 성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이는 모델이 오픈 모델일 뿐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는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KT는 자체 AI 모델인 '믿음'에 투자해 특정 산업에 특화된 양질의 데이터를 전체 확보했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KT의 AI 에이전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산업은행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서지윤 팀장은 "업무 생산성 제고를 위해 AI 전환 방식을 고민했는데, 데이터 보안 기준이라든지 망 분리 이슈가 있어 도입이 고민됐다"며 "한국의 상황과 여건을 KT가 잘 알고 있고, 관련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어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조언도 받고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ohyu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