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탈당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불교계의 탈당 압력을 받는 와중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핵관(이재명 후보 측 핵심관계자)까지 언급한 게 도화선이 되면서 당내에서도 자진탈당을 권유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라디오에 출연해 "솔직히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정 의원이) 탈당해줬으면 하는 의원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지금 그런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핵관이 찾아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고 밝히면서 자신은 탈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이핵관’은 국민의힘의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빗댄 것으로,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칭한 것이었다.
‘핵관(핵심관계자)’은 익명성에 숨어 후보의 입장인 듯 자신의 의도를 흘리고, 후보 주변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핵관’ 언급을 놓고 민주당 내에선 곤혹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정청래 의원이 말한 핵관의) 실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갑자기 핵관이란 말씀을 하셔서 어떤 연유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 사퇴압박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불교계를 불편하게 한 발언 때문에 촉발됐다.
정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로 지칭하며 ‘봉이 김선달’에 비유해 불교계의 역풍을 맞았다.
민주당 지도부와 정 의원이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부정적 여론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최근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민주당 의원 30여 명이 조계사를 방문해 108배를 올리며 정 의원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불교계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여당이 불교를 홀대해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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