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은 인턴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정보기관 수장들로부터 '독대 보고'를 받지 않을 방침이다.
보수 정권의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의 일이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정원장을 비롯해 군사안보지원사령부, 경찰 정보라인 등으로부터 1대 1 보고를 전면 차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통령의 정치 개입' 논란을 피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해당 내용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약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댓글공작을 비롯해 국정원의 정치 개입 사건을 수사했던 경험이 있어 정보 기관장의 독대 보고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지원사령관은 지난주에 임명됐고 경찰청장은 공석인 상태라 두 기관장의 보고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 역시 윤 대통령과의 독대 형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은 민정수석실 폐지로 대통령실 차원의 정보 수집도 중단했으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기관에 불필요한 시비를 일으키지 말라는 지침도 내렸다.
대통령실에서 경찰 최고위층의 정보 수집 업무를 두고 "인권침해 소지가 없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이 대표 사례다.
앞서 국정원장 등 독대 보고는 군사 독재의 잔재로 여겨졌다.
이행 여부는 정권마다 달랐지만 보수 정권의 경우 대개 독대를 활성화해왔다.
독대 보고를 처음 없앤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으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부활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하곤 다시 폐지됐다.
한편 윤 대통령의 기관장 독대 폐지 방침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언급한 '국정원 X파일'이 화제가 된 가운데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받는다.
박 전 원장은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정원이 정치인과 기업인, 언론인 등의 존안 자료와 X파일을 만들어 보관 중"이라 밝혔다.
그는 지난해 초 국회 정보위 비공개 업무보고에서도 "국정원이 보유한 자료를 공개하면 이혼할 사람들 많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세은 인턴기자 callmes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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