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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표직 사수 선언에도 임시전대·비대위 시나리오 난무 [여당 대표 사상초유 중징계]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2-07-08 20:00:00

극심한 내홍에 빠진 與 어디로
이준석 “재심·가처분 등 모든 조치 할 것”
李, 당원권 정지로 대표 권한 논란 일어
당내 기반도 약해 징계 ‘뒤집기’ 미지수
李, 6개월뒤 당대표 복귀 방안 등 검토
친윤계선 자진사퇴 촉구 복귀 ‘불투명’
李 사퇴 전제 임시전대·비대위 등 거론
총선 공천권 두고 당권경쟁 가열 전망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 대회의실을 나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국민의힘이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집권 여당의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향후 당 지도체제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가 난무하면서 당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징계 결정에 불복해 대표직을 사수하겠다는 입장이라 여권의 자중지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 결과가 나온 지 4시간여 만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뒤집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서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 속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졌다”며 “형사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는 사안에 대해 당대표에게 중징계를 한 사안이라면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위가 자신을 둘러싼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의 진위를 파악하지도 않고 무리한 징계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논의하는 권성동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그러면서 이 대표는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윤리위 결정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구체적으로 윤리위 재심 청구,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최고위를 통한 윤리위 결정 무효화 등의 수단을 언급했다.
이 외에도 당대표 권한을 활용한 윤리위 해체가 이 대표가 꺼낼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그러나 현재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지 논란의 여지가 있어 이 대표가 윤리위에 맞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윤리위 결정을 표면적으로 해석하면 이 대표는 이날부터 당원권이 정지돼 당대표직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헌·당규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업무가 6개월 정지되는 것이라 ‘사고’로 해석돼서 직무대행 체제로 보는 게 옳다는 것이 다수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 대표 궐위 상황을 전제로 향후 지도 체제와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분출하고 있어 혼란상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차기 당권 주자들의 이해관계까지 얽히면서 당권 경쟁 양상으로 흘러갈 조짐 또한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 기간인 6개월 이후에 당대표직에 복귀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당을 관리하고, 자신은 당 외곽에서 당원 모집 캠페인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소명 마친 이준석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운데)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뒤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친윤’(친윤석열) 의원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돼 있어 이 대표의 복귀가 가능할지 미지수다.
이 대표가 대표직에서 사퇴할 경우엔 임시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이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 대표의 내년 6월까지의 임기를 승계하는 당대표를 선출해 새 지도부를 꾸리는 방안이다.
이 경우 새롭게 선출되는 당대표는 총선 공천권이 없어 ‘관리형 당대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궐위된 당대표의 잔여 임기가 6개월 이상이면 60일 이내에 임시 전당대회를 열도록 한 당헌 규정에 따른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비대위를 꾸릴 경우 연말 정도까지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한 뒤 이 대표의 남은 임기가 6개월 이내로 좁혀지는 내년 상반기 중 정식 전당대회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이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대표는 임기가 2년으로, 총선 공천권까지 갖게 된다.

이 밖에도 당헌·당규를 개정해 정식 전당대회를 조만간 열어 임기 2년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안도 언급된다.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권 원내대표,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차기 당권 주자들의 이해득실이 엇갈리면 향후 지도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당 내홍이 증폭될 우려가 나온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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