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민주당 ‘팬덤 정치’ 언급하며 “그 오브젝트가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 평가
당 대표 후보 된 박용진에는 “각 세우는 게 명확하지 않아”
강훈식에는 “아예 각 자체를 안 세우는 것 같아 재미가 없다”
 | 지난 2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당 대표 최종 후보로 선출된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사진 왼쪽부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8·28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 따라붙는 ‘팬덤 정치’를 언급하며 “어차피 이재명 당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진 전 교수는 28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무슨 가치를 가지고 뭉쳐 있는 사람들이 아니지 않느냐”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어 “인물 경쟁력 때문에 뭉쳐 있고, 항상 팬덤 정치에는 팬 오브젝트가 필요한데, 그분은 양산에 내려가 있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끄집어냈다.
‘팬 오브젝트’는 팬과 ‘관심 등 대상’을 의미하는 오브젝트(object)를 더한 표현이다.
진 전 교수는 “팬 오브젝트는 그냥 갈면 되는 것”이라며 “그 사람들은 팬덤 정치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팬덤의 오브젝트가 누군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전에 다른 인물에게 마음을 보냈던 이들은 현시점에서 팬심이 집중되는 대상에게 다시 옮겨갈 것이고, 문 전 대통령 퇴임 후 당내에서 가장 많은 팬심이 쏠리는 사람이 이재명 상임고문인 만큼, 곧 민주당이 ‘이재명 당’이나 ‘이재명 체제’로 변모할 수밖에 없다는 예상이다.
앞서 민주당의 당 대표 후보는 박용진·이재명·강훈식 의원(기호순) 3명으로 압축됐다.
3선 김민석 의원과 이동학 전 최고위원, 재선 강병원·박주민 의원, 5선 설훈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
이번 예비경선에는 선거인단 383명 가운데 344명(89.82%)이 참여했다.
당 규정에 따라 순위와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
강훈식·박용진 의원을 놓고 진 전 교수는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박 의원에 관해 “유일하게 각 세우는 정도”라면서도 “(이재명에게) 각 세우는 게 명확하지 않다”며, 강 의원을 두고는 “아예 각 자체를 안 세우는 것 같아서 재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른바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 중 하나인 박 의원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비주류 소신파’로 분류된다.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도 일부 있지만, 30%의 국민 여론조사가 도입된 이번 예비경선에서 소신파 이미지와 높은 인지도 등에 힘입어 컷오프를 통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의원은 예비경선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변화해야 이긴다.
혁신해야 우리가 더 커질 수 있다”며 “포용하는 정당,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의원과 함께 97그룹 주자로 분류되는 강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았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당내 여론의 지지를 받아 후보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강 의원은 “승리를 위한 새로운 파격이 시작됐다.
동풍에서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며 “기세를 몰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만들고 혁신을 통해 미래의 민주당을 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으로 한 달간의 본선 레이스는 이처럼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앞세운 이 고문과 세대교체를 주장하는 97그룹의 대결 구도가 됐다.
전당대회 본선에서는 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 당원 여론조사 5%, 일반 국민 여론조사 25%를 각각 반영해 대표를 뽑는다.
권리당원의 지지세와 인지도가 가장 높은 이 고문이 유력한 ‘1강’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박 의원과 강 의원의 단일화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 의원은 꾸준히 단일화 논의에 힘을 실어 왔고, 강 의원은 예비경선 기간 단일화에는 반대하면서도 컷오프 이후 논의는 열려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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