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민주당이 날선 대립을 보였던 성남FC 관련 소환조사가 끝이 났다.
수사당국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한지 4년7개월 만이다.
지난 1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며 “(검찰이) 무혐의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 없는 죄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검찰은 입장문을 내고 “경찰에서 불송치하기로 했지만 고발인이 즉각 이의신청해 송치된 사건이다.
무혐의 처분한 적은 없다”고 맞받았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이 대표 아킬레스건인 대장동 특혜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가 소환 시기를 고심 중인 가운데 향후 사전구속영장 청구 가능성까지도 점쳐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2015~2017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두산건설·네이버·현대백화점·분당차병원 등 관내 기업에 건축 인허가와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제공하고 성남FC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받았다는 것이 주된 혐의다.
검찰 안팎에서는 뇌물 액수가 160여억원에 이르는 중대성을 고려하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재경지검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100억원대가 넘어가는 뇌물혐의를 고려하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결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해도,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 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통과돼야만 한다.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 없이 국회의원을 체포할 수 없다는 불체포특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뇌물혐의를 받고 있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부결된 것처럼 민주당이 167석을 점유한 상황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통과될 가능성은 없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검찰이 이 대표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건건이 별건으로 나눠 체포동의안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뿐만 아니라 최근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검거되며 속도를 내고 있는 변호사비 대납사건과 관련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대장동 특혜비리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이 이런 사건들마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민주당은 번번이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하고, 방탄국회라는 비판은 고스란히 민주당 몫이 된다.
 | | 검찰 전경. 뉴스1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검찰이 각 혐의마다 체포동의안을 요청한다고해서 위법은 아니다”며 “오히려 그때 마다 민주당이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면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입장에서도 거대 야당 총수에 대한 반복적인 사전 구속영장은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현재 이 대표가 받고 있는 대장동 비리 및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피의자들 대부분이 구속되거나 검찰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이 대표에게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 대표의) 도주·증거 인멸의 우려가 전혀 없고,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힌바 있다.
이번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한 이 대표 기소는 설 연휴 전에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후 대장동 및 위례 개발 특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가 설 연휴 직후 대장동·위례 개발 관련 배임 및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우선 적용해 이 대표를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 지분(49%)의 절반가량인 428억원을 이 대표 측에 약정했다는 뇌물 혐의에 대해선 추가 수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이 대표 뿐만 아니라 가족까지도 겨냥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기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이 대표의 장남이 상습도박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고, 성매매 의혹도 재수사에 들어갔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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