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일성으로 '중대선거구제'라는 정치 개혁 의제를 제시한 데 대응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이라는 의제를 던지며 맞불을 놨다.
야권에서는 "이재명답다"며 호평하지만, 여권에서는 "하나 마나 한 이야기"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13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의 '4년 중임제 개헌' 입장 발표에 대해 "이제야 이재명답고 제1야당 대표다운 모습이 돌아왔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기자회견 자체를 평가한다"며 "늦은 감은 있지만 아주 늦은 건 아니다"라고 했다.

문 전 의장은 앞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제안에 대해 "야당에서 치고 나갔어야 될 대목"이었다며 야당이 먼저 '정치 개혁' 화두를 새해에 던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이제라도 이 대표가 '개헌'을 외친 것은 정치 개혁 의제 선점 면에서 잘한 것이라는 평가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개헌' 화두에 대해 "그것이 좀 더 포괄적이고 (중대선거구제보다) 좀 더 깊은 문제 해결"이라며 "저는 좋았다"고 평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에 대해서는 "인지도가 깡패인 선거에서 4선 중진 의원들의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라며 "선거구가 커지면 그만큼 선거 비용이 많이 드는데, 부자들의 돈 잔치 선거 아니냐"고 단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여당 최고위원 후보 중 하나로 물망에 오르는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끝냈다"며 "이었다며 "하나 마나 한 이야기, 대통령 4년 중임제 무슨 이야기, 그런 거 끌고 가고, 민생 돌보자, 영수회담, 그런 이야기(만 했다)"고 지적했다.
'4년 중임제'는 하나마나한 논의라는 것이다.

개헌 논의는 대통령실서도 "국회 논의사항"이라며 선을 그었고, 야권에서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과제다.
박지원 민주당 고문은 "이 대표께서 개헌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의미가 있지만 지금 개헌이고 중대선거구고 어렵다고 본다"며 "야당이, 또 의원들은 각자 계산이 좀 복잡해서 참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전부터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지난 새해 MBN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4년 중임제가 세계적 추세"라며 "재선이 있어야 실질적 중간평가가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서도 "체육관에서 간접 선거했던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는 5년 단임제는 당시로선 혁신적이었지만 이제 시대는 변했다"며 4년 중임제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4년 중임제는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 민주주의 선진국들이 채택한 제도로,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는 세계 95개국 중 83개국이 연임제, 중임제를 선택하고 있다.
5년 단임제와 달리 책임정치를 할 여지가 많고 장기적 시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데다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대통령의 '령'이 서지 않는 '레임덕'을 막을 수 있다.